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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ol Hwang 황진솔 Dec 31. 2022

사회적 경제 조직의 조직문화란?

비영리,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조직을 운영하며 최근 몇년간 가장 힘든 것은 단연코 조직문화였다.

올해도 여러 시행착오와 변화들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수없이 질문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답을 찾기 너무 어렵고 힘들었다. 다양한 외부 컨설팅도 받았고, 많은 시간를 투자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했다. 내 역량으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조직문화를 전담하는 전문가도 채용했다.


한해를 정리하며 한동안 잠못이루며 고민해왔던 조직문화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비영리를 포함한 사회적 경제 조직은 '재무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함께 한다 (물론 돈도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지만..)


모든 상황을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조직과 개인의 수익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의 문제는 대부분 금전적 보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 조직은 금전적 보상으로 강력한 팀워크와 성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만족과 보상이 필요한데, 사회적 가치는 재무적 가치와 다르게 모호하고 사람마다 그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내부 워크샵을 하다보면 동일한 문장의 Mission Statement를 가진 사회적경제 조직이지만,  

그것에 대한 세부정의는 각 구성원마다 다른 상황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도 다르고,

사회문제에 대한 정의와 해결해가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지난 수년간 조직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오며 명확하게 깨달은게 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라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각자 다르지만 사회적 가치라는 선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모두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기에 하나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반적 영리기업처럼 정확한 연간 성과목표를 설정하고 평가를 통해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되어버린다. 사회적 경제 조직이 운영이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다.


나름대로 정리한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다.


1.

먼저 모든 구성원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렵다)


2. 

그리고 누구나 동의하는 기준을 세울 수는 없지만, 구성원의 다른 의견들을 잘 수렴하여 어떤 극단이 아닌 중간지점의 기준을 합리적이고 민주적 방법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절차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모든 구성원들이 조금씩 자신의 가치와 다른 부분에 대해 조율하고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상당히 어렵다)


3. 

근데 더 어려운 것은 이를 위해 대표자부터 시작해서 모든 구성원이 서로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성숙함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어렵다)


그럼에도 이것이 가능해야 사회적 경제 조직은 팀원들의 각자의 역량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성과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어렵지만 포기할 수 없고 시행착오를 통해 점차 정립해 가야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올해도 수차례 극도의 좌절감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한해를 정리하며 구성원들의 메세지를 통해 그래도 나 자신에게 너무 잘 달려왔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아직 갈길은 멀다. 그럼에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밝아오는 새해에는 어떤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또 한걸음 정답을 향해 가고 있기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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