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기에 간편하다. 무겁지 않고 크지 않다. 구하기도 쉽고 비싸지도 않다. 그런데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양하다. 그래서 용도에 맞게 쓰임을 받는다. 메모지로, 편지지로, 스티커로까지...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대개는 중요한 일을 상기시켜 준다. 잊지 않고 싶을 때 찾는 존재다. 구분하는 표식이 되어주기도 한다. 덕분에 간단하고 편리하다. 마음을 전해주기도 한다. 과하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가벼운데 깔끔하고 예의 바르다.
붙으라는 곳에 가서 붙는다. 요란하게 붙지도 않는다. 얌전히 착, 몸을 얹는다. 붙이는 이에게 순종한다. 쓰는 이의 명대로 얌전히 옮겨 붙는다. 쉽게 떨어지고, 다시 찰싹 붙는다. 힘이 다 할 때까지 오랫동안 말없이 인내한다. 떠나야 할 때는 깨끗하게 물러난다. 지울 것을 남기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미련 없이 떠난다. 충분히 쓰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명을 다 한 자의 후련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