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맛이 안 난다
독일음식을 먹다 보면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가 많다.
가능한 한식도 만들어 먹으려고 애쓰기는 하지만,
한식을 위한 필요한 식재료를 바로 구할 수 없어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집에 김만 있다면
그나마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김밥이다.
비록, 전형적인 김밥 속재료는 아니지만
밥에 소금, 참기름으로 간을 하면
대충 비슷한 김밥 맛이 나긴 한다.
텃밭에서 따온 오이를 소금, 설탕, 식초에 절이고
냉장고에 하나 남아 있던 빨강피망을 채 썰고
당근 두 개 최대한 가늘게 채 썰어 기름에 볶고
땡고추 썰어 넣어 참치마요 준비하고
구하기 힘든 어묵 몇 장 썰어 간장에 조려서
모든 속재료를 만들었다.
김 위에 적당히 밥을 깔고
준비한 모든 재료를 올리고
프로슈토 prosciutto도 넣었다.
계란이 똑 떨어져 함께 넣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내가 그리워했던 그 김밥맛이 아니었다.
속재료가 달라서일까?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그 김밥맛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