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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아스텔라meastella Jul 11. 2018

서양미술로 보는 그리스 신화 7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

그들의 만남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만큼이나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신은 디오니소스일 것이다. 제우스와 그의 많은 연인들 중 한 명인 세멜레의 아들로 태어난 디오니소스는 출신 성분에도 불구하고 '술의 신'의 반열에 까지 오른다. 우선 주신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 세상을 순회하며 지중해를 거쳐 멀리 인도까지 여행했다고 한다.


 식물의 신이기도 한 그는 죽음과 환생을 반복한다. 델피(그리스의 도시, 아폴로 신의 성지)에 그의 무덤이 있으며, 델피 근방에 있는 파르나소스산에서 격년제로 죽음의 세계에서 귀환하는 그(봄의 시작)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며, 이 행사를 '바카날(그리스> 디오니지엔)이라 부른다. 이때 디오니소스는 그를 숭배하는 이에게는 풍작의 축복(특히 포도나무 재배)을  내리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잔인하게 파괴시킨다.

 

구글에서 퍼온 이미지

              델피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를 디오니소스라 불렀고 로마인들은 그를 바쿠스 라 불렀다. 그의 아트리부트는 주신이라는 표식으로 포도, 담쟁이와 포도 잎을 감은 지팡이다. 서양 회화에서 그는 주로 고대 동양풍의 옷을 입고 표범이 이끄는 마차를 탄 상태로 자주 그려졌다. 이 바카날 축제에는 단지 메나덴이라 불리는 여자들과 사티로스(납작한 코와 뾰족한 말의 귀를 가진 반인반수, 주로 호색한의 상징으로 묘사)들만이 그를 동행할 수 있다. 이들 중 제일 유명한 자가 실렌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로 그가 어린 디오니소스를 키웠다고 한다.


아리아드네는 크레타섬 미노스 왕의 딸이었다. 미노스 왕(제우스와 에우로파의 아들)에게는 한 마리의 아름다운 황소가 있었는데 이 것은 원래 바다의 신 포사이돈에게 바쳐질 제물이었다. 그러나 이 황소에 욕심이 생긴 미노스 왕은 다른 황소를 제물로 바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화가 난 포사이돈은 그를 벌주기 위하여 음모를 꾸민다.


포사이돈은 전령을 보내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가 이 황소를 보는 순간에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고, 결국 이 황소와 사랑을 나눈 파시파에는 황소의 머리와 사람의 몸을 가진 미노타우루스를 낳게 되었다. 이 괴물이 사람을 잡아먹으며 크레타 섬에 해를 가하자 미노스 왕은 건축가 다이달루스를 시켜 미궁을 짓게 하여 이 곳에 미노타우루스를 가두어 놓았다.


 

구글에서 퍼온 이미지

                              아리아드네


미술을 전공했거나 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그녀의 석고상을 그려 보았으리라 생각하는데, 데생할 때 표현하기 힘들었던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모나리자의 미소'가 연상되었던 그녀의 입가의 미묘한 미소, 이 미소는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를 처음 보고 사랑에 빠졌을 때 지었던 것이라 한다.


그 당시 아테네 사람들은 해마다 전쟁의 배상금으로써 각각 일곱 명의 사내아이와 여자아이를 크레타로 보내야 했으며 미노스 왕은 이들을 미노타우루스에게 제물로 받쳐버렸다. 미노스 왕이 다음 해에 또다시 배상금을 요구하자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는 이를 물리치기 위해서 그 제물들 중의 한 명으로 가장하여 크레타 섬으로 함께 떠난다. 크레타 섬에 도착한 이들을 마중 나온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졌고 결국 아버지를 배신하고 그를 돕니다.


지금까지 이 미궁에서 살아서 돌아 나온 사람은 다이 달 루스뿐이었다. 사랑에 빠진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로부터 그녀도 함께 아테네로 데리고 가겠다는 약속을 받고서 그에게 실뭉치 하나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노타우루스를 물리친 테세우스는 약속대로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크레타섬을 떠나 아테네를 향해 출발했다.


그러나 긴 여행 도중에 잠깐 휴식을 취한 낙소스 섬에 그녀를 내버려두고는 혼자 떠나 버린다. 이 부분에 대해서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테세우스가 의도적으로 그녀를 낙소스 섬에 버렸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연한 사고로 그만 서로 떨어지게 되었고 결국 그녀 혼자 이 섬에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찌하였든 아리아드네는 혼자 이 섬에 남게 되었다. 그러다 바로 이때 세상을 순회하던 디오니소스를 만나게 되었으며, 디오니소스는 테세우스로부터 버려진 아리아드네를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멜로드라마를 보는 듯 드라마틱하다. 그저 그런 남자에게 버림받은 우리의 여주인공이 '정말 우연히 우리의 주인공 '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서 우여곡절 끝에 잘 먹고 잘 살게 되는 것이다.


 

구글에서 퍼온 이미지

티치안,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캔버스에 유화, 175 x 190 cm, 1522/23년경, 내셔날 갤러리, 런던


그림의 오른쪽에서부터 왼쪽으로 움직여 들어오는 인물들과 동물들을 통하여 이 그림이 무엇을 주제로 했는지 벌써 짐작했을 것이다. 이 그림은 바로 디오니소스가 그의 무리를 이끌고 세계를 순회하며 여는 바카날 축제의 한 장면이다. 그림의 중간에 표범 두 마리가 이끄는 마차(이 것은 디오니소스의 아트리부트이다)가 있고, 그 위에 펄럭이는 붉은 천을 두른 나체의 디오니소스가 그림 왼쪽에 있는 여자를 향하여 몸을 돌리고 있으며 그의 뒤쪽에는 한 무리의 사티로스와 메나덴이 그를 따르고 있다.


제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춤과 노래 그리고 술(술단지)과 고기도 함께 전경에 묘사되어 있다. 그림의 왼쪽 가장자리에 디오니소스의 붉은 천과 대조를 이루는 푸른 옷을 입은 아리아드네가 이들의 행렬에 놀라서 한 발짝 뒷걸음을 치고 서 있다.


티치안은 이 그림의 모티브를 선택함에 있어서 디오니소스와 해안 가에 남겨진 아리아드네가 처음으로 서로 만나는 바로 그 순간을 그렸다. 디오니소스 일행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놀라는 아리아드네의 모습과 디오니소스의 움직임을 통해서 이들의 첫 만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표범이 이끄는 마차로부터 한 발짝 내디딘 디오니소스의 오른발은 마치 날 듯이 공중에 떠있고 그녀 쪽으로 돌려진 어깨와 머리 그리고 뒤로 향한 두 팔은 마치 춤을 추듯 가볍게 움직이고 있다. 아리아드네의 몸동작, 즉 뒤로 뺀 오른발과 앞으로 향하여 뻗은 오른팔 그리고 옷을 쥐고 있는 왼 팔 역시 마치 춤을 추는 듯하다. 오른쪽에서 춤을 추는 인물들과 어울려 이 들은 어쩌면 2 인무를 추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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