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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 Nov 17. 2019

어쩌랴, 그게 삶인데

요즘엔 머리가 무겁고 많은 생각들이 나를 뒤덮는다.

나는 요새 어떤 마음인 걸까.


회사는 사업장 폐쇄를 결정하고 난 뒤에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나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나에게 선택권이란 알바를 하든지, 아니면 나가든지

둘 중에 하나였다.


무엇을 선택하든 지 간에 내가 이 회사에 애정을 쏟았던 만큼

보상받지도 대우받지도 못하는 것이었다.


순간 화가 나고 힘도 빠졌지만, 어찌할 수 없는 흐름에 나는

이제는 그만이라고 외쳤다.


이젠 그만이라고 외치고 난 뒤에 나의 상황들을 정리하고

11월 말, 이제 정말 그만이라고 이야기도 다 나눴다.


세상은 나에게 가혹하기만 하고, 그리고 또다시 도전하고 면접을 봐야 하는

그 수레바퀴 안에서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게 될 것 같지만,

나의 삶은 왜 이리 이토록 지지로도 운이 없는 것인지

나도 참 의문이다.


그것도 어쩌랴, 삶인데.

법륜스님 말대로 좋은 일이 좋은 일은 아니고 나쁜 일이 나쁜 일은 아닌 것처럼

선배 말대로 나를 거부하는 일은 해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그게 삶인데....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마음은 비웠고 대충 살아야겠다.

대충, 대충.


그림도 대충 그리니까 더 잘 그려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마음에게 물어보니, 내가 공허하고 허무하고 구멍 난 마음을 자꾸 무엇으로 채우려고 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사람으로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만 더 커질 뿐,

마음에 생긴 상처와 생채기들은 회복되지 않았다.


참, 뭔가 답답했고 끝을 맺는 다니 서운하고 아쉬웠다.

그런데 그런 아쉬운 마음조차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고 그저 나는 부속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게

싫었다. 싫은데도 또다시 이런 상황으로 빠져드는 게 참 싫다.

사람도 밉고 직장도 밉고 다 밉고 싫다.

그래도 어쩌랴, 삶은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을 진데,

내가 싫다고 하더라도 살아야 되는 게 삶이라면,

내 마음을 지옥으로 바꾸진 말자.

그저 되는 대로 뜻이 가는 대로 조금은 긍정적이게

살아가자. 지금은 잘 되진 않지만,

그래도 그것 나름대로 인생인 것을.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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