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고집이 셌다. 할머니는 가족들 말은 듣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셨다.
그게 때론 가족들에게 잔소리로 되어 돌아왔다. 가족들은 지쳤고 할머니와 멀어졌다.
할머니는 혼자였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이후로, 다섯 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할머니는 가끔 볼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 할머니는 미안한 존재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할머니는 나를 깨우려 바지를 들었다.
하지만 들려진 건 바지가 아닌, 팬티였다. 나는 민망한 마음에 소리쳤고 할머니는 그런 나에게
자신이 손수 모은 돈 100만 원을 손에 쥐어주었다. 그때 이후였을까. 할머니를 보면
안쓰러워졌다.
현재, 할머니는 요양원에 계신다. 돌볼 자식이 없어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 처지가, 늙음이
나에게 싸아게 다가온다. 할머니가 애처롭게 보이고 안타깝게 느껴지고 어쩔 수 없는 현실에
갑갑함이 밀려든다. 온몸을 감싸는 독특한 감정으로 인해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 싶어 졌다.
아니, 오히려 가족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할 말만 하시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졌다.
호통치고 당당한 당신이 보고 싶어 졌다.
누가 뭐래도, 그게 우리 할머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