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주저 앉아야해요

아프면 주저 앉아서 펑펑우세요

by 도요

그런 기분 들지 않나요?

나는 달리고 있는데 앞으로 달려가고 있지 않은 느낌.

달리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서 있는 느낌.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정체된 이 기분나쁘고 찜찜한 느낌.

그런 느낌이 든다면

코스에서 주저앉아서 울어도 돼요.

펑펑 우세요.

그대 잘못이 아니에요.

내 잘못도 아니에요.

이 세상이 그래요.

이미 만들어져 있어요.

내가 달려가는 느낌이 아닌 것처럼 만들어져서 그래요.

사랑도, 취직도, 돈 버는 일도

모든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요.


런던의 놀이동산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에요.

청춘은 아프면 안돼요.

아프면 주저 앉아 펑펑 울어야 해요.


우는 사람에게 열심히 하면 이뤄진다고 이야기하는 건 또 다른 폭력이에요.

'힘내'라는 말도 때론 폭력이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나는 힘이 안나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도 나는 힘나지 않아요.


런던의 박물관

나는 너무 힘이 들거든요.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일들보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내 바람들보다

계속 비슷한 자리에서 실패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실패의 반복은

처음 만나도, 두 번 만나도

익숙하지 않은 걸까요.


그땐

그저 아무 말없이 우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