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타고 가다가 생각에 잠겼다.
이 전철 길이 멀고도 멀었는데,
지금 가보니 그리 먼 것도 아니었다.
예전에는 왜이리 먼 것이냐고
화내고 역정내고 짜증을 부렸지만
지금은 먼 거리가 이해되어버렸다.
그럴 수도 있지.
이 먼 거리를 어떻게 갈까,하고 말이다.
그리 멀게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 느끼도록 만드는 건 시간이다.
재촉하는 시간들, 계속 달려가는 시간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어느덧 이해를 하게끔 만들어버렸다.
내가 나이 먹는게 섬뜩해지기도 하지만,
한편 얼마 살지 않은 삶의 언저리에서
그럴 수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