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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우 Mar 22. 2018

우뇌, 인공지능에 맞서 싸울 비밀병기

 

인공지능은 우리의 친구일까? 적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데뷔 준비가 부족해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어려운 일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준다. 대신 대가로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 효율적인 업무처리로 막대한 부를 안겨주지만 공평한 배분을 위한 법과 제도는 아직 미비하다. 일상의 많은 일들이 스마트폰으로 들어와 편리해졌지만 중독이라는 부작용을 안겨줬다. 인공지능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의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좌뇌를 똑같이 구현한 인공 뇌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는 성분은 다르지만 스스로 습득한 정보로 의사결정을 하는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그 기능을 수행하는 좌뇌는 이성적 판단, 언어, 계산, 분석 등을 담당한다. 산업혁명 시대부터 지식 정보화 시대까지 좌뇌를 이용하여 많은 지식을 습득한 전문가들이 인재로 인정받았다. 학교는 의무교육을 통해 산업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어릴 때부터 국어, 영어, 수학 등 좌뇌 역할에 적합한 지식을 습득하고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얼마나 특정 분야의 지식을 높게 많이 쌓을 수 있는지가 전문가로 인정받는 척도였다.

얼마나 특정 분야의 지식을 높게 많이 쌓을 수 있는지가 전문가로 인정받는 척도였다

이제는 좌뇌가 수행하던 IT 산업, 제조, 금융(재무, 회계) 등과 같은 화이트칼라 업무를 인공지능이 하게 된 것이다. 아직 좌뇌의 역할이 유효하지만 머지않아 인공지능에게 모두 넘겨주게 될 것이다. 지금은 기술 빅뱅의 시대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폭발적이어서 기존 산업이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생겨난다. 이러한 시대에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는 능력, 즉 많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능력인 창의력, 공감능력, 종합능력, 유머감각, 예술 감각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좌뇌의 능력 외에 우뇌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능력인 공감, 조화, 즐거움, 아름다움,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 현명하다.
우뇌는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수행한다.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읽을 때 인공지능은 눈 찡그림, 눈썹이 올라가고 입술이 튀어나오는 등 부분적인 사실만 인식한다. 하지만 우뇌는 얼굴 표정 전체를 보고 슬픈지, 기쁜지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고양이를 보고 우리는 한 번에 알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수천 장의 고양이 사진을 학습하여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양이를 인식한다. 학습된 고양이 사진이 적을 땐 맞출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 우뇌는 현상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능력도 있다. 아내가 남편에게 설거지를 요청했을 때 짜증 나는 말투로"앞으로 모든 설거지는 내가 다 할게"라고 했을 때 인공지능은 앞으로 모든 설거지를 남편이 하겠다는 사실만 인식하지만 우뇌는 남편이 설거지가 하기 싫다는 숨겨진 본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인간에게 쉬운 일이 인공지능에게는 어렵고 우리에게 어려운 일은 인공지능한테는 쉬운 일이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맡겨 집중하는 것이 맞다. 우린 사람을 위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우뇌가 잘하는 것은 이질적인 것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고, 사실 뒤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며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다. 앞으로 사람은 사람에게 가치와 의미를 줄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하고 모든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며 어려운 사람들을 봉사하는 일들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우뇌는 인공지능과 인간을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다.

그렇다고 좌뇌의 우수함을 무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좌뇌와 우뇌는 우리 머릿속에 함께 들어있다. 진화론적으로 필요 없는 신체는 퇴화되었고 필요한 것은 진화되어 왔다. 좌뇌의 기능이 인공지능으로 인해 퇴화될지 모르지만 역사적으로 좌뇌가 이룩한 발전의 성과를 무시할 수 없다. 좌뇌의 똑똑함을 유지하되 우뇌의 무한한 능력을 개발하여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좌뇌의 역할이 중요시되었지만 이제는 우뇌가 인공지능에 맞서 활약할 시대가 된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항할 수 있는 우뇌의 기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없던 획기적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방법이며 이를 더욱 실행해 나가는 것이다. 
첫째, 명상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명상이라 하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무념무상에 빠진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명상의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기분 좋은 일을 아무 때나 상상하는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긍정적인 미래 모습을 그리거나 되고 싶은 상황을 떠 올리는 것이다. 상상력은 우뇌가 담당하는 기능으로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우뇌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이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되면 머릿속에 엔도르핀이 분비되며 우뇌의 기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승진이나 돈과 같이 손익을 따지는 상상보다 행복하게 사는 모습과 자아실현과 같은 고차원적인 상상이 적합하다. 손익을 따지고 계산하는 기능은 좌뇌가 담당하기에 우뇌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기 힘들다.

명상을 통해 우뇌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둘째, 정보나 사건을 영상으로 바꾸는 훈련이다. 우뇌는 언어가 아닌 영상으로 인식한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나 일들을 영상으로 떠올려 진행하는 것이다. 바둑을 두는 프로기사는 한수를 두기 전 여러 수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수, 한 수에 여러 진행과정을 영상으로 떠올려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는 학습한 지식을 문자가 아닌 그림이나 영상으로 재가공하여 인식하는 것이다. 여러 사건들을 한 편의 영화로 재구성하여 영상으로 기억했을 시 머릿속에 더 남게 된다. 영화를 보거나 이야기를 상상하며 들었을 때 나중에 더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을 우린 알고 있다.

영상으로 기억할 때 더 오래 남는다. 영상은 우뇌의 기능이다.

셋째, 음악을 통해 청각을 자극한다.  음악의 분위기에 따라 사람의 감정도 변화한다. 밝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 마음도 함께 밝아진다.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심리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음악은 우리를 보다 쉽게 감성적인 상황으로 이끌어준다. 감성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대중가요보다는 클래식이나 경음악과 같이 가사 없는 음악이 상상을 이끌어내는데 더 효과적이다. 

음악을 통해 우뇌의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넷째,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다. 뇌는 신체와 연결되어 있다. 특히 걸으면서 뇌는 활성화한다.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는 경험을 한 번씩 해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빠른 조깅이나 무거운 덤벨을 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맞지 않다. 가벼운 걷기나 맨손체조 등 가볍게 신체를 자극하여 우뇌가 활성화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간은 걷는 동물 호모 에렉투스이다. 걸을 수 있었기에 뇌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걸으면 죄뇌가 아닌 우뇌가 활성화되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우뇌로부터 받을 수 있다. 

산책과 같은 걷기 운동은 우뇌를 활성화 시킨다.

다섯째, 뇌에 좋은 식생활을 한다. 뇌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뇌를 구성하는 원료인 고단백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호두와 같은 견과류나 생선, 신선한 채소 및 과일로 식단을 짜는 것이다. 제때 식사하기도 힘든 바쁜 일상에서 끼니를 챙기는 것도 힘들지만 그럴수록 더욱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인스턴트는 몸에 활성산소를 만들어 내면서 뇌뿐만 아니라 몸에 독소를 쌓아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나 공해물질을 해독하고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건강한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은 뇌의 활성화에 기본이다. 특히 술과 담배는 뇌세포 파괴에 치명적이므로 끊거나 줄이는 것으로도 뇌에 큰 도움이 된다.

신선한 과일, 채소, 견과류 등 건강한 식단이 뇌에 도움을 준다.

전에 없던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정신적인 가치를 더욱 찾게 만들었다. 예전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졌지만 행복도 함께 나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부족했던 시절 서로 아끼고 나누면서 정신적으로 더 행복했던 것 같다. 미래사회는 정신적인 가치, 즉 우뇌를 더욱 발달시키고 정신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하는 시대이다. 인공지능이 더욱 풍요를 가져다주겠지만 정신적으로 행복한 삶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경제적인 성장을 이뤘다. 인공지능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겠지만 우뇌가 담고 있는 인간적인 본성을 개발하여 정신적인 가치도 함께 성장해야 할 숙제가 생겼다. 하지만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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