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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우 Mar 23. 2018

스마트폰은 창의력에 치명적이다.

창의력의 중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다가올 4차 혁명 시대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창의력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창의력은 무엇인가?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여러 정보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전 세계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 bnb)'나 글로벌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Uber)' 대표적 창의적 기업이 될 수 있다. 실물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정보 공유의 플랫폼을 통해 시장의 새 강자가 되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나지만 언제든 다른 형태로 변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그때그때 새로운 것들이 연결되고 사라진다. 예전에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꽤 오랫동안 유지됐었다. 요즘은 새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주기가 짧아졌다. 반짝하고 사라졌던 수많은 먹거리와 서비스들을 생각해보라. 항상 새로운 것을 연결하고 가치를 창출해내는 창의적인 사고는 일상이 되었다. 계속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없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것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뿐이다. 4차 혁명 시대에 창의력이 중요한 이유다.


스마트폰의 오랜 사용이 창의적 사고를 방해한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것은 창의력, 상상력, 비판적 사고 등이다. 흉내 낼 수 있지만 아직 사람을 따라올 수 없다. 창의력은 깊은 사고를 통해 나올 수 있는 고도의 능력이다. 학습한 지식을 연결하고 깊이 사고하여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이다. 이런 능력은 뇌의 전두엽(이마 부위에 위치하고 있어 이마엽으로도 불림)에서 이루어지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사색하는 활동을 통해 키울 수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독서 후에 의견을 정리하여 노트에 쓰거나 메모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오랜 사용으로 창의적인 사고가 방해받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정보검색, 동영상 시청, 게임, 메신저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생각할 정도로 삶의 영향력은 크지만 장점 못지않게 단점 역시 크다. 먼저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는 뇌의 후두엽(뒤통수)으로 보내져 인지되고 다시 전두엽에 보내져 고차원적 사고를 하게 된다. 하지만 동영상 시청이나 게임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는 전두엽으로 가지 못하고 후두엽에서만 인지된다. 폭발적으로 입력되는 정보가 전두엽으로 보내져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다. 게임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할 수 없다. 자극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응만 있을 뿐이다. 이런 자극적인 상황에 지속 노출되면 우리는 깊은 사고능력을 잃게 된다. 성인보다 어린 자녀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 성장하는 자녀들이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상태는 깊은 사고력 발달에 치명적이다.

인터넷은 우리 뇌를 자극적인 것에만 반응하게 하는 팝콘 브레인으로 만들고 있다.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은 자극적인 반응에 자주 노출되어 팝콘 터지듯 큰 자극에만 반응하고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 세상은 뇌가 좋아하는 강력한 자극들의 집합체다. 이런 상황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뇌 역시 신경학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정보 검색하는데 시간을 보내느라 책 보는 시간은 줄어들고 링크를 옮겨 다니느라 글 쓰고 사고하는 시간은 줄어든다. 우리가 강화해야 할 깊은 사고의 신경회로들은 약해지고 해체된다. 인터넷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대신 중요한 생각의 힘을 잃어버렸다.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크다.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은 자극적인 반응에 자주 노출되어 팝콘 터지듯 큰 자극에만 반응하고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깊은 사고의 창의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저비용 업무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깊은 사고력을 갖춘 사람과 낮은 사고력을 지닌 사람의 차이는 크다. 경제 불황에 따른 부족한 일자리가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인공지능에 대체된다. 실업률은 연일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깊은 사고의 창의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저비용 업무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인 혁신기업 애플을 예로 살펴보자 아이폰 1대를 판매했을 때 들어오는 수익을 100원으로 본다. 여기서 주주 몫으로 37원, 애플 본사가 25원, 재료비 23원, 조립비로 15원을 서로 가져간다. 조립비 15원 중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조립한 비용은 고작 1.9원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창의적인 디자인 능력으로 25원을 가져간다. 아이폰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하지만 이익 대부분은 애플이 가져가는 식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애플 아이폰  판매 시 돌아가는 수익 배분 구성비

그렇다면 창의적인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가장 창의적인 사람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들 수 있다. 그는 화가,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해부학자 등 호기심 많은 창의적인 사람이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창의적인 사람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관찰한 것을 스케치와 함께 메모하는 습관이었다. 사람의 뇌는 손과 연결되어 있다. 손으로 쓰고 그리면 생각도 함께 활성화된다. 메모하면 개념이 명확해지고 뇌가 자극을 받아 사고력이 한층 성장한다. 많은 지식을 안다 해도 스스로 사고하여 정리하는 활동을 하지 않으면 창의력은 나오지 않는다. 단순 암기만으로는 창의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한순간 나타나지 않는다. 평소 지식을 사고하고 정리하는 활동이 쌓여 표출되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창의적인 사람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관찰한 것을 스케치와 함께 메모하는 습관이었다.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도구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 도구가 삶의 전부가 되어선 안된다. 장점은 최대한 취하면서 단점은 최소화하는 영리함이 필요하다. 미래사회는 점점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생활은 깊은 사고력을 저해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능력을 발휘해야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도래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충동적인 감정에 이끌려 문제의식 없이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맹목적인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적어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목에 스마트폰으로 족쇄를 채우지 말자 그리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사고 훈련을 시키자  1.9원짜리 인생을 아이들이 살아가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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