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뇌과학 공부를 시작하다
브레인 트레이너 자격증 도전기
학생들은 공부를 잘해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한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며 상사에게 인정받아 빨리 승진하고 싶어 한다. 이 모든 것은 뇌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뇌 공부를 하면 잘할 수 있는 비결을 알게 되고 훈련하면 더 많은 성과를 낼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사회에서 인정받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뇌 공부는 순수한 학문으로서의 공부가 아닌 세속적인 공부였다. 힘겨운 삶을 살아내기 바쁜 마흔에게 순수한 공부는 사치로 느껴졌다.
어느 날 인터넷 검색을 하다 뇌과학 이해를 기반으로 두뇌 향상을 위한 훈련을 지도하는 전문가 자격증이 있다는 글을 보았다. 보는 순간 내가 원하고 따고 싶은 자격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더욱 흥미를 갖고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을 알아보았다. 총 4가지 과목으로 되어 있었고 필기와 실기를 패스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뇌는 평소 공부해보고 싶은 주제였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올라왔다. 관심 있었던 뇌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다양한 곳에 활용하여 회사를 나와서도 쓰임새가 많을 것 같았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인구가 많아져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었다. 뇌 훈련과 뇌체조를 통해 노인들의 치매를 예방하는 브레인 트레이너로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또는 아직 뇌가 발달되지 않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뇌파를 측정하고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인생 후반전 나에게 맞는 직업을 연결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의 기회를 획득하고 싶었다.
책을 읽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뇌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분야가 미래에 더욱 커질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후 바쁜 회사 일을 하며 틈틈이 공부하며 시험을 준비했다. 자격증의 역사가 짧아 관련 수험서가 다양하지 않고 구매 채널도 적었다. 수험서에 부족한 내용은 인터넷과 유튜브 정보를 찾아 보완했다. 출퇴근 시간은 강의를 들으며 내용을 반복했고 쉬는 날에는 책상에 앉아 몇 시간씩 공부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두뇌 공부였지만 평소 관심 있는 분야라 흥미를 갖고 공부할 수 있었다.
3개월 후 시험을 치르게 되며 필기는 불합격, 실기는 합격하는 성적을 냈다. 필기는 합격점수 커트라인에 조금 부족해 아쉽게 불합격했지만 실기는 무난하게 합격했다. 다행히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은 필기, 실기를 동차로 합격해야 최종 합격하는 자격증이 아니었다. 이후 2차 필기시험 재도전으로 합격하며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대학교 졸업 이후 거의 20년 만의 자격증 취득은 공부의 자신감과 큰 성취감을 갖게 되었다. 라이선스 자격증에 인쇄되어 있는 내 사진을 보니 그동안의 노력이 한꺼번에 보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 이후 활용해서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아직 뇌는 전문적인 분야라 요양병원이나 교육분야에서 보조 자격증으로 활용하는 수준에서 쓰였다. 아직 국내는 두뇌 트레이닝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않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활용도는 낮지만 뇌의 기본 원리와 뇌가 우리 생활을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됐다. 그중 뇌의 핵심이론인 신경가소성은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두뇌 계발의 성취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국내 뇌과학 전문가인 박문호 박사님의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쉬는 날에는 책상에서 뇌 그림을 그리며 이론들을 노트에 정리하며 공부했다. 어떤 때는 왜 시키지도 않은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는지 외로움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뇌 공부를 통해 실력을 높이면 분명히 비즈니스와 접목하여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순수 학문으로서의 열정은 점점 힘을 잃으며 다시 회사일과 바쁜 일에 묻혀 공부가 중단되었다. 나는 동기가 계속해서 부여되지 않으면 실행에 힘이 빠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후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공부를 통해 나는 목표실현전문가의 길로 가게 됐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서체를 공부하며 아이폰 디자인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 당장 내 일과 무관한 공부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 어떤 공부든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 잠시 뇌 공부를 놓았었지만 다시 목표실현전문가로서 목표설정, 계획수립과 관련하여 뇌와 접목시켜 원리를 파악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습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데 뇌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이렇듯 다시 꺼져가는 뇌 공부 열정이 다시 타오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브레인 트레이너는 두 번의 도전으로 합격하여 나에게 자신감과 주특기가 되어 준 고마운 자격증이다. 뇌공부는 딱딱하고 어렵지만 내 취향에 맞는 주제다. 내가 하고 싶고 가장 나다운 공부가 뇌공부인 것이다. 나는 남들이 하면 좋다고 하는 일에 관심 갖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공부를 했다. 어렵지만 내가 원했기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공부인 것이다.
마흔의 나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다운 삶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가장 나다운 공부를 해야 가장 나답게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브레인 트레이너 자격증 공부를 하며 배운 교훈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야 좋은 삶이다. 지금까지 나는 회사가 원하고 사회가 원하는 인간상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내가 하고픈 공부를 하고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 기회를 줘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계속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신은 우리를 시간으로 가르친다고 하는 이 말을 기억해야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