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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욱 Feb 14. 2022

<머리카락 우주>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기

4화


머리카락 우주에 담은 이야기


머리카락 우주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고민들이나 생각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그곳으로 떠내려간 주인공이 고민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는 성장담을 그리고 싶었다. 어떠한 소재의 고민을 보여줄지 고민하다 누구나 삶에서 겪게 되는 죽음이 떠올랐다. 




죽음에 관한 그림책들. <내가 함께 있을게>는 본질적으로 죽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이고, 

<무릎 딱지>는 엄마와 사별하게 된 아이가 상실의 아픔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과정 그린 책으로 머리카락 우주와 닮아있다.




특히 사랑하는 존재의 상실은 누구나, 언제라도 꼭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일임에도 어른들조차도 설명하기 어렵고 굳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라 살면서 솔직하게 드러내고 생각해볼 기회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고 찾아온 죽음은 그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상실의 아픔을 오롯이 혼자 겪게 된다. 이러한 상실의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면 좋을지 머리카락 우주를 통해 그려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토리보드의 머리카락 우주 모습. 아직 회색 조이지만 형광빛의 화려한 색으로 이루어진 아름답고 신비한 곳이다.

머리카락 우주는 사람들의 머리카락이 얽히고설켜 연결되어 있는 곳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나 아픔, 슬픔들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품앗이하듯 서로 나눠 들고 분담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아이가 자연스럽게 고민과 슬픔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보고자 했다.


우주 10살.

머리카락 우주는 배수구의 머리카락을 청소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어른들은 영원히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배수구의 머리카락도 멍하니 바라볼 수 있는 차분한 성격에 상상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로 설정하였다. 또한 머리카락의 색이 머리카락 우주에서는 그 사람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아이는 복슬복슬한 붉은 갈색의 머리로 강조하여 작업하였다. 




기억을 되돌아보니 의도하진 않았지만 대학생 시절 졸업작품으로 만든 튀김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거기 주인공 아이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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