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구령 붙이지 않을게요. 머릿속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고 준비되면 각자 알아서 하세요. 시간 오래 걸려도 괜찮아요”라는 지도 말씀이 있긴 했지만, 다른 수련생이 앞서 나가기 시작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MBTI 핑계를 더하자면) 괜히 주목받거나 튀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실제로 아무도 나한테 관심 없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지 못해 아쉽게 수련을 마무리한 다음날,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불편한 시간을 견뎌야 비로소 잘하게 된다”라는 취지의 칼럼을 읽었다. 익히 잘 아는 내용보다는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하라는 것. 당연한 말이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는 검도 수련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 내 동작이 어떤 부분에서 미흡한지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 전 날 머릿속에서 동작을 따져보면서 짧게나마 연습한 것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깨달았다.
검도를 하면서 익숙해져야 할 것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누가 나를 보든 말든, 내 동작이 맞든 아니든. 내가 다른 사람의 동작에 큰 관심이 없듯이, 남들도 그럴 거라 생각하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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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물집을 곁들인
몇 주 만에 발바닥에 자유가 찾아왔다. 왼쪽,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이어 왼쪽 발바닥까지 물집이 터진 탓에 반창고를 칭칭 감아야 했다. 나 홀로 반창고 투혼(?)에 민망한 날이 많았는데, 새살이 솔솔 자라난 덕분에 드디어 ‘쌩’발로 검도를 할 수 있게 됐다. 기쁘다~ 새살 오셨넹.
라고 썼으나 검도장 갔다가 또 물집 터진 사람의 호구일지 6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