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ian Journey
2019년 가을 이탈리아는 하늘 높고 인심 넉넉한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던 곳이었다.
괴테가 이탈리아 그랜드 투어를 하며 “이탈리아 기행”이란 글을 남겼기에 우리의 여행기를 캔버스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하여 큼지막한 캔버스를 꺼내면서 다시 시작된 그림 여정. 한달간 구상을 하고 더위가 꺾이고 찬바람을 기다리며 2년 전 이맘때 여행 다녀온 추억을 떠올리며 스케치가 시작되었다.
꽃을 뜻하는 도시 이름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과 조토의 종탑을 시작으로 요한 세례당, 로렌초 성당, 베키오 궁전 타워를 그려나간다. 이 모든 것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바라본 피렌체를 떠올리며.
수녀님들의 장미수로 유명한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이곳이 그림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게 될 줄은 여행하는 동안 알지 못했다.
수많은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아르노 강변의 우피치 미술관이 그림의 상단 우측을 채운다. 이곳에서 만난 보티첼리가 애들 엄마 마음속 그림에 대한 열정의 불씨를 지폈다.
아르노 강을 잇는 베키오 다리의 해질녘 반영. 그림보다 실제가 더 거울같다.
잠시나마 폰테 베키오와 그림 중앙을 놓고 각축을 벌였던 폰테 알라 카라야와 길게 늘어선 아르노 강변의 팔라쪼.
곳곳이 예술작품인 이탈리아의 추억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아야 한다. 굳이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떠올린 것은 아니지만 우짜던 둥 맥락을 이어가야 하기에 아르노강과 베니스의 바다가 손을 맞잡게 되었다는 것은 그림을 보면 누구나 알게 되는 비밀.
성 베드로 대성당. 그림에서 12 사도의 조각을 찾지는 마시라. ^^
로마의 콜로세움과 나폴레옹이 너무나 갖고 싶어 파리로 옮겨가려 했다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나폴레옹의 정복전쟁에 꼬박꼬박 따라다니며 어떤 예술품을 약탈할지 조언을 했고 훗날 루브르 박물관 초대 관장이 된 비방 드농이 이것만은 가져갈 수 없다며 한사코 만류하여 그나마 살아남은 유적이다.
판테온 신전
스페인 광장의 트리나타데이 몬티 성당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지 포로 로마노
피사의 사탑과 두오모 성당
중세 시대의 특징과 가치를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잘 보존하고 있는 도시 시에나의 대표 고딕 양식 건축물 시에나 대성당
광장 피아자 델 캄포에 있는 공중 궁전의 400계단 높이의 만자의 종탑.
그리고 오래전에 방문하셨던 분들은 보지 못했을 시에나의 대관람차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의 순례로 늘 붐비는 도시 아시씨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
제라늄으로 거리 곳곳을 장식하며 모기와 같은 해충의 침입을 방지하는 일석이조를 누리는 아시씨 상점들
끝으로 바다 위에 떠있는 도시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와 산 마르코 대성당을 담는다.
그리고 그림 곳곳과 아래에는 이탈리안 사이프러스, 로마의 우산 소나무 그리고 갖가지 꽃들로 마무으리. 정리하고 보니 참 많기도 하다. 큰 애의 표현을 빌리자면 꽃들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듯하다고. ^^
매일 아침 정원에서 인사하다 보니 그림 속 무궁화(히비스커스)가 눈앞에서 보는 듯 생생하다.
이태리에선 많은 화가들이 본인의 모습을 그림 속에 투영해 놓곤 하는데 애들 엄마도 그림 속에 마음속의 무언가를 넣어 두었다. 베드로 성당과 콜루세움 그리고 산타마리아 누벨라 성당 사이에 있는 토스카나 풍의 아담한 2층 집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지난 9월 중순부터 3개월을 꼬박 매달린 끝에 완성된 <이탈리아 기행>. 다음 작품은 어디를 주제로 하게 될 지 궁금하다. 이젠 여행을 가서도 여행을 위한 사진과 그림을 위한 사진을 나눠서 찍느라 바쁘지 싶다.
작품명 < Italian Journey >
사이즈 36 in • 48 in ( 91 cm • 122 cm )
미디엄: 아크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