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사를 했다. 신랑은 내게 결혼 선배로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기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지난 결혼 생활을 돌아보면서 여러 말들이 떠올랐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전해주고 싶었다.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수록 사랑은 단단해진다"
아래는 축사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오늘 결혼식에 와주신 하객 여러분들 모두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결혼식 축사를 맡은 OOO입니다. 신랑과는 같은 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회사 동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인 결혼식에서 축사를 맡겨주신 신랑과 신부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20대 중반이었던 대학생 때 결혼을 해서 올해로 결혼 생활 11년 차입니다. 결혼 당시에는 모아놓은 재산도 없었고, 보장된 미래도 없었습니다. 단지 서로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로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 초에는 둘 다 학생이었던지라 생활비는 늘 부족했습니다. 한 번은 며칠간 똑같은 반찬만 먹다가 질려서 아내에게 큰맘 먹고 외식 한 번 하자고 했는데, 설렁탕 가격이 부담스러워 한 그릇만 시켜서 둘이 나눠먹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둘 다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에게 고기 한 점, 국물 한 수저 서로 양보를 하면서 먹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경제적으로 풍족해졌습니다. 설렁탕을 먹으러 가면 각자 한 그릇씩 시키는 건 물론이고 만두도 한 접시 시켜 먹습니다.
모순적이지만 아내도 저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신혼시절이 그립다는 얘기를 종종 합니다. 당시에 주변 상황은 힘들었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가장 큰 시기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신혼 초기에 그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경험 덕분에 저희 부부는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평생 살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두 분의 결혼 생활에 작은 어려움도 없기를 바라지만,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두 분이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마음으로 극복해 나가시기를 응원합니다. 어려움을 같이 이겨낸 경험들이 하나둘씩 쌓이면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마음도 점점 커지게 될 것입니다.
10년 뒤 20년 뒤에 결혼 생활을 돌아봤을 때 서로에게 "내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당신은 항상 내 곁에 있어줬어. 고마워"라는 말을 하실 수 있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남편을 그리고 아내를 평생 사랑하게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평생 사랑받게 되신 것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두 분의 사랑하는 마음이 자녀들을 통해 후대에도 전해질 수 있기를 기원하고 축복드립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