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세종기지 뒷산에 누군가 발자국을 찍어놨어요.
그런데 발자국 모양이 조금 이상하네요?
가까이 가보니 발자국이 거꾸로 생겼어요.
눈속에 찍힌 발자국이 아니라 눈위로 불쑥 솟아있네요?
누가 만들어놓은 발자국일까요?
발자국을 따라 가보기로 했어요.
발자국은 길게 바다까지 이어져 있었어요.
발자국의 끝에는 어머나! 젠투펭귄 한마리가 눈을피해 쉬고 있네요.
발자국의 주인공은 젠투펭귄이었어요.
(영차 영차. 이번엔 어디로 가지?)
젠투펭귄이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발자국을 꾹꾹 남겨놓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따라온 발자국은 왜 거꾸로 찍혀있을까요?
발자국을 거꾸로 만들어 놓은건 바로 바람이었어요.
젠투펭귄의 발자국만 빼고 나머지 눈을 바람이 쓸고 지나가 버렸거든요.
바람은 세종기지 이곳저곳에 멋진 눈 조각을 해놓았어요.
가끔은 매섭게 몰아쳐 무섭기도 하지만, 바람은 남극의 조각가 이기도 하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