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 곤줄박이의 모험
봄이 다가오면 많은 새들이 바빠져. 바로 번식을 하기 때문이야. 새들은 먹이, 특히 벌레가 많아지는 시기에 맞춰 번식을 해. 우리가 징그럽다고 피하는 애벌레나 날벌레들은 새들에게는 귀중한 먹이원이야. 겨울에는 산에 먹이가 부족해. 산새들은 나무틈에 숨어 있는 벌레를 찾아 하루 종일 움직여야 해. 추운 날 충분한 먹이를 찾지 못하면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얼어 죽기도 해. 야생의 새들에게 먹이를 구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야. 그래서 요즘에는 사람들이 겨울철에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기도 해. 기름기 많은 땅콩 같은 견과류는 새들에게 아주 좋은 먹이야. 덕분에 새들은 겨울을 조금 더 쉽게 날 수 있어. 가끔 손바닥에 먹이를 올려놓으면 곤줄박이나 박새가 살짝 날아와 손에 앉아 먹이를 물고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거야. 보기에는 좋은 광경일지 몰라도, 이런 행동은 새들에게 큰 모험이야. 먹이를 주는 사람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경험이 쌓이면, 나중에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쉽게 잡혀 죽을 수도 있어.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야생생물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거든. 또 사람이 먹는 음식을 아무렇게나 놔두면, 조심성을 잃은 새들이 먹고 탈이 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어. 그래서 야생생물들은 언제나 경계심을 유지해야 해. 특정 먹이만 먹는 팬더나 코알라 같은 동물은 주식이 사라지면 멸종 위험에 처하지만, 동시에 다른 먹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오는 위험을 줄일 수도 있어. 과거에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다가 멸종한 생물도 많았어. 대표적인 예가 도도새야.
도도새는 인도양 모리셔스섬에 살았는데, 사람이 전혀 방문하지 않던 섬이었어. 처음 사람들을 만났을 때 도도새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도도새 입장에서 사람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물이었기 때문이야. 심지어 옆에서 다른 도도새가 잡혀가도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을 가지고 사람 곁으로 모여들기도 했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데려온 쥐, 고양이 같은 동물들 때문에 도도새는 멸종하고 말았지. 이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생물이 생각났어? 맞아.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은 여전히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다행히 남극은 사람이 드물게 찾는 곳이라, 황제펭귄은 멸종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어. 도도새처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다가 멸종한 생물은 또 있어. 뉴질랜드에 살던 모아, 고양이 한 마리에 의해 멸종한 스티븐스섬굴뚝새, 하와이 이비스 같은 종들이야.
야생동물은 야생만의 규칙과 삶이 있어. 사람이 많아지고 접촉이 늘어나면 그들의 삶은 영향을 받아. 빠르게 적응해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태될 수도 있어.
그 과정에서 인간이 직접적인 위협이 되면 안 되겠지. 공원에서 땅콩을 손에 들고 있다가 손에 앉은 곤줄박이를 경험한 사람은 아마 무척 기뻤을 거야. 그 경험을 계기로 새들을 위해 좋은 활동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작은 곤줄박이는 땅콩 하나를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했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해. 곤줄박이가 우리와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그런 행동이 도움이 될까? 아닐까? 그건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 우리와 야생생물의 삶은 연결되어 있어. 사람이 버린 고양이나 강아지가 일으키는 환경문제도 결국 우리의 책임이야.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가 좋은지 아닌지는 스스로 생각해볼 문제야. 어쩌면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할지도 몰라. 야생생물을 만나는 일은 정말 행복한 일이야. 우리 주변의 생물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떤 행동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야생생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이 계속될 수 있지 않을까?
*이글은 해럴드경제에 연재된 글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표지 이미지(곤줄박이) 출처: ⓒ Wikimedia Comm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