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환자분들은 중독 물질에 대한 갈망 속에서 허우적 되며 살아갈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회복의 의지가 강한 중독 환자분들은(모두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의 마음을 관찰한다. 이를 통해 중독과 연결된 자신의 마음 한켠을 이해하고, 그 연결고리를 끊고자 부단하게 노력한다.
모임 참석자 분들 중에 모범적으로 이러한 노력을 실천하시는 분이 크게 분노 하셨다.
이유인 즉슨, 마약 공익 광고에서 자신의 삶이 계속 끝났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약물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 처벌도 받았으며, 현재까지 반성하고 있지만
내 인생은 끝나지 않았는데 정부에서 자신의 삶은 이미 끝났다고 단정지어 버리는게 화가 난다고 하셨다.
매주 치료를 꾸준히 받으시고,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시면서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인걸 알았기에, 그 분이 느꼈을 분노와 좌절감을 생각하니 참 안타까웠다.
어떤 마약 광고 인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공익광고협의회] 마약 근절 - 마약 시작, 인생 끝' 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었다. .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마약 중독의 길을 차단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또한 마약 투약은 단 한번의 투약으로 중독의 길로 빠지게 되며,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불법 행위인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이 이런 '공포심' 만으로 마약 중독을 근절하기에는, 이미 '중독'은 우리 사회에 깊고 넓게 퍼져있다. 우리의 가족이, 친구가 이미 중독자일 수도 있다.
"김준수 협박해 8억 갈취한 여성 BJ…재판서 "프로포폴 중독" 호소
"모텔 난간서 소동 20대, 마약 검사서 '양성'…경찰 수사(종합)"
2025년 1월 16일자 네이버 메인에 올라온 뉴스이다.
약물 중독은 '범죄'이다.
또한 약물 중독은 '질병'이다.
중독자들을 단순히 감옥에 가두는 것 만으로 이러한 '질병' 이 나아지지 않는다. 고혈압, 당뇨에 걸린 사람을 교도소에 수감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회복하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중독을 바라보는 시선을 단순한 '근절' 을 넘어 '치료' 의 영역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
'중독자 = 낙오자' 라는 논리로는 중독을 치료의 영역으로 끌어올 수 없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중독의 길로 들어서게 된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가 '낙오자'의 낙인을 찍어버리게 된다면, 과연 그들에게 '치료'의 의지가 생길까.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동기가 생길까.
한편으로 이미 열심히 회복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치열한 노력을 이미 당신은 '끝'났기 때문에 소용 없다고 폄하하게 되는 건 아닐까.
우리나라는 스스로 민주주의를 회복할 만큼 성숙한 사회이다.
중독자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다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관용'이 우리 사회에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