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by 정진우

인간은 나이를 먹는다고 현자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투명한 욕구만 남기 마련이다. 더 이상 자신을 포장할 육체와 여유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어른보다는 어린아이 같아진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기억하던 60대의 할머니와 지금 80대를 바라보는 할머니는 같지 않다. 내 감각이 예민해진 탓도 있겠지만, 나는 그들의 연약함과 위태로운 쓸쓸함이 느껴진다. 어떤 가면도 없이 순수해져 버린 모습에 때로는 연민까지도 느껴진다.


삶은 그래서 덧없이 보이기도 한다. 젊은 시절 열심히 자신을 포장한다고 한들, 그 포장은 결국에 무섭도록 전부 벗겨져 버릴 것이다. 나는 종착지를 미리 본 것 같은 마음에 내 발걸음을 잠시 망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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