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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날 서울 서촌과 북촌 사이

서촌과 북촌이 나에게 주는 느낌

by 키메




어디를 보든 편안한 뷰가 참 좋은 동네, 사실 북촌은 내가 자주 가는 곳 중의 한 곳이다. 북촌한옥마을의 나즈막한 한옥건물들은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게 있다. 어릴때부터 나는 북적한 빌딩숲보다는 드문드문 있는 건물들이나, 그저 땅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높이의 주택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멍하니 그냥 동네를 다니는 사람을 보는 걸 참 좋아했다. 그렇게 스며들듯 높은 빌딩숲보다, 나즈막한 한옥마을이나, 동네로 구성된 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내가 참 거닐며 장소를 여행하는 재미에 빠진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내 눈높이에서 만나는 세상의 곳곳이 더욱 편하게 다가오는 걷고 싶은 날에 가보면 좋은 곳. 바로 사을 서촌과 북촌이다. 북촌은 많이들 가보지 않았을까? 방송에도 많이 나오기도 하고, 경복궁을 따라 미술관 투어까지 하다보면 어느새 종로에서 이어지는 북촌을 걷고 있다. 이에 비해 서촌은 나에게 뭔가 가까운듯 하면서도 먼듯한 그런 한옥마을이었는데, 이번에 서촌 투어가 있어 함께 거닐어 보니 북촌과 서촌의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오르고 올라, 저 멀리 뷰를 바라보는 북촌, 평평한 땅을 걸으며 평온함을 가진 서촌의 골목길 속 한옥들. 둘은 비슷하게 닮은 듯 하면서도 뭔가 다른 이야기를 가진 곳이었다. 물론 두 곳에 사는 양반가와 상인가의 삶에 대해 바라보는 것이 달랐을지 몰라도 둘다 재미있게 거닐며 이야기를 만나기 좋았던 곳. 걷고 싶은 날 떠나기 좋은 서울 서촌과 북촌 사이.








서촌과 북촌의 경계







광화문을 기준으로 서촌과 북촌으로 가는길을 가르는게 나는 더 수월했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사직단 뒤로 먹거리 가득한 골목과 평지에 있는 단층의 한옥마을 사이로 길이 연결된 서촌은 큰 길과 골목골목 작은 한옥이 가득한 아기자기한 동네였다.

역사적으로 접근하고 얘기한다면 수 없이 알아야하고 듣고 이해해야하는 부분이 많지만 나는 단순히 걷고 보고 내가 느낀것만 글에 적어보기로 했다.

물론 지금의 형태가 되기까지 그간의 역사를 모두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흐름으로 변화해 온 지금의 모습 역시도 꾸준히 가꾸어 온 의미가 있을만큼 서울이라는 도시 속의 색다른 매력이 다가오는 곳이다.

이전과 달리 서촌 역시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어 관광객들이 부쩍늘었다고 한다. 아마도 북촌이 내뿜는 공간의 매력도 있지만 종로 인사동 안국역을 시작으로 많이 찾는 관광루트에 소비 되어버린 이들이 비슷하지만 색다른 매력을 가진 서촌을 찾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있다. 무엇이든 사람은 익숙함도 좋지만 색다른 자극이라는게 필요하다. 그런의미에서 서촌은 장소성과 역사성 , 새로움과 익숙함 이라는 것이 공존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북촌은 많이 걸었다. 학교 다닐때부터 사이트 답사를 통해 와보는 북촌, 인사동에서 정독도서관을 걷는길, 그리고 그 뒷길을 따라 올라가며 만나는 북촌의 골목골목을 보면서 아마도 서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북촌골목은 몰라도 한번쯤은 가보는 골목이라고 할까?

뭔가 북촌거리의 가게들과 역사적은 장소들은 굉장히 친근하고, 자주 본 것 같은 맛집들이 많아 여행 겸 부담없이 가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자주 찾게 되었던것 같다.

반면, 서촌은 흔치 않았다. 북촌과 서촌한옥마을로 나뉘어지기는 하지만, 서촌의 입구에 있는 사직단이라는 이름 또한 평범한 곳이 아닌 무언가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공간이라 신성한 장소라는 점에서 조금은 조용하고 사람들에게 시끄러움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여행이라 함은 조용한 것도 좋지만, 무언가 소통하고 발견함을 입 밖으로 내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나에게 서촌이란 조금은 조용하고 과묵한 느낌이 드는 장소라는 점에서 북촌과 조금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다.

사람들이 생각지 못할때 그런 느낌을 받는것인지, 북촌의 북적거리고 경쾌한 느낌의 가게들이 많은 반면, 서촌으로 가면 다소 무거운 느낌의 공방들이 더 많은건 나의 기분탓인건지 모르겠다.

서촌의 사람들은 왜 서촌도 좋은데 북촌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느낄지 모르지만, 두곳은 비슷하면서도 풍기는 느낌이 차이가 있다.


내가 느끼는 서촌과 북촌의 차이와 경계는 간단히 지리적인 느낌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장소에서 느껴지는 차분함이나 밝음이 장소를 대하는 마음과 행동을 조금 더 경계를 가지게 하는 느낌이다.

둘다 오랜 역사와 중요한 장소라는 것은 있지만, 두 장소가 살았던 사람의 계급이 차이가 있고, 지리적으로도 서촌의 나즈막한 평지느낌과 북촌의 오르고오르는 경사지의 느낌 또한 두 장소가 가진 장소성과 역사, 지리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인 사고의 경계를 갖게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나에게 북촌이란?





북촌. 북촌한옥마을. 누구나 많이 가봤고,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 중의 한곳이다. 서울 나들이 하면서 가볼만한곳 너무나 많긴 하지만, 전통의 모습을 담은 가옥, 정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골목을 고스란히 들여다보고 느껴볼 수 있는 북촌은 참 매력이 넘치는 여행장소다. 나는 지방에서 올라와 텔레비젼에 나오는 서울의 명소들을 보며 자랐다. 그래서 내심 서울에 가면 저런곳을 진짜 가볼 수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살았었다. 서울에 살거나 가까이 살면 가보면 되지만, 어릴적 삶의 터전이 지방인 부모님들의 이사가 쉬운 일도 아니고, 혼자 학생때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내가 가볼 수 있는 것은 20살 대학을 서울로 가는 것이었다.

20살이 되던 해 내가 살던 지역을 떠나 오면서 곳곳에 처음 가보는 타지역의 장소는 정말이지 신선한 새로움이었다. 요즘에야 학생들이 워낙 부모님따라 해외여행도 많이 가고, 아이들이 커서 휴대폰 들고 친구들끼리 놀러도 간다지만, 사실 내 나이 때에는 쉽지 않은 도전이고 일이었다. 대학에 가며 새로운 장소를 들여다보며 돌아다닌다는것은 참, 새로운 경험이었던 그 시절이었다.


북촌을 처음 가본것은 인사동에서 시작해 정독도서관을 지나 한옥마을을 둘러 경복궁으로 가는 루트였다. 경복궁은 광화문을 지나면 워낙 자주 가는 곳이라 이곳은 북촌과 연계해서 오랫동안 다녀올 수 밖에 없는 곳이라, 북촌은 당연히 광화문을 포함하는 곳이었다. 사실 광화문역에서 반대편으로 가게 되면 서촌이지만, 사실 그리 북촌쪽으로 이어지는 관광지에 비해 아마도 관광자원개발이 잘 이루어지지 못했던 탓에 아무래도 선뜻 나는 가보지 못했던 곳이 서촌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에 다녀온 서촌은 내가 생각했던 잔잔함보다는 조금 더 활동적인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북촌과 조금은 경쾌한 에너지면에서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런면에서 북촌은 항상 북적인다. 나는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북촌에서 사람들과 함께 북적이며, 돌아다니다보면 에너지가 함께 솟는 느낌이 든다. 한양의 양반가가 있었던 북촌인 만큼 고택도 규모가 크고 정돈된 느낌이 많이 드는 곳이다. 북쪽으로는 북악산, 남쪽으로는 남산이 보이는 장소는 고지대에서 만나는 시원한뷰와 높은 담벼락 위로 보이는 한옥지붕도 참 매력적인 한국의 장소다.

그래서인지 북촌은 한국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서울여행지로 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일지도 모른다.

한국에 태어날적부터 자란 나에게도 북촌의 고급스러움은 길을 걸으며 만나든 여행에서 말하지 않아도 그 동네의 분위기에서 무언가 다름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북촌이 모두 깔끔하고 밝은 뒷면에 어두움이 없는 것읏 아니다. 보여지는 공간 외에 북촌을 향해 오르는 사잇공간의 가파른 마을은 내심 북촌의 이면을 본다. 화려함과 꾸며 댄 도롯가와 높은 북촌마을에서 내려다보는 말끔함과 대비되는 그 마음에서 인간 역시 앞에서는 깨끗함과 친절이라는 뛰어난 포장 뒤에 있는 우중충하고 이기적이고 그런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촌은 한국의 아름다운 건축미를 이끌어주는 곳 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계단을 오르며 만나는 한옥을 지탱해주는 또다른 골목길이 그래서 더욱 재미있고 아기자기함으로 다가오게 하는것이 북촌마을이 힘이 아닐까?










나에게 서촌이란?





사실 나는 서촌을 잘 알지 못한다. 사실 북촌과 서촌의 이야기만 들어보았지. 제대로 서촌을 둘러보러가야지 , 서촌을 알아봐아지 라는 생각은 특별히 시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굉장히 우연히 서촌투어에 참여하였고 동네에 숨은 곳곳의 이야기와 스토리 스팟이 되는 건물과 장소 몇곳을 다녀오면서 이곳을 조금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느끼지만 걸으며 느끼는 것도 좋지만 알고 걸으면 신기하게 더 동네가 달라보인다.

이 길은 왜 생겼을까? 저 나무는 어떤 얘기를 갖고있을까? 저 건물은 왜 저렇게 생겼을까? 등 항상 그 답은 땅과 사람, 역사와 이야기 . 많은것들이 맞물려 있는 만큼 미리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에 대해 알아보고 시작하는것도 추천한다.


누구나 겉은 쉽게 보지만 속을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오랜시간을 두고 그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그 사람을 더 알아가며 매력에 빠지기도하고 가끔은 외모의 첫인상과 달리 매력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서촌은 나에게 후자의 느낌이다. 사실 처음 스윽 둘러보면서 특별히 북촌보다 특별하거나 거대한 한옥이 잘 보이지않는 탓에 그냥 조용한 서촌마을이구나 싶었다.

겉을 돌고돌아 속을 보면서 일제의 영향으로 정돈된 매끈한 길,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공방거리 , 골목골목이어지는 미로찾기 같은 길에 찾아가는 재미를 느끼게한다.


서촌은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동네였다. 골목골목마다 생겨나고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아서 돌아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작은 공방들 뿐 아니라 곳곳에 숨겨진 맛집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서촌의 역사를 담은 집들에 대한 소개와 사직단까지 포함하게 되면 더욱 이야기 거리가 많아진다.

작품을 전시중인 갤러리. 작가들이 모여 이루어내는 모습까지 재미있게 둘러볼거리가 가득한 골목이야기가 있다.


서촌은 사람들의 입맛 역시 함께하는 곳이다. 먹거리골목이 있어서 그곳에서 길을 따라 점심한끼 해보는 것도 좋다. 메인 먹거리골목 외에도 사잇길을 따라 들어가면 또다른 가게들이 있어 메뉴를 고르는재미가 있다.

내가 갔던 집은 서촌먹거리골목 입구에 서 있던 콩나물국밥집. 추운날 따끈한 국밥은 언제나 최고의 메뉴가 아닌가? 진한 육수에 팔팔 끓여나온 콩나물국밥으로 추운 날씨에 따뜻한 한끼도 즐겁다.

이전에 전주시장에서 먹었던 콩나물국밥이 나에게는 잊을수없는 맛이다. 조금 불친절하긴 했지만 그만큼 시원한 국물요리를 먹어본적 없기에 항상 들르는 집이다.

특히 비가 오거나, 날이 추울 때에는 더더욱 생각나는 진한육수 국물. 그맛을 느끼고 싶어 서촌골목에서 콩나물국밥을 주문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다시 한바퀴 돌아보는 길. 한옥의 소소함을 느끼기에 좋은 서촌이지만 개인적으로 서촌에서 독특했던 정원이 가꾸어진 길을 소개해보려한다.









꾸며진...자연의 정원




우리가 골목길을 따라 오래된 역사를 지닌 장소를 둘러보고 세종대왕 탄생지 기념비를 마주하며 길을 건넜다. 무언가 노란색의 봉긋 솟아오른 건물이 보인다. 주변의 건물이 나즈막한 이유도 있지만 색깔이 독특해서 눈길을 끌었던 건물이었다.

그 건물 주변에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있는데 알고보니 그 꾸며진 듯 예쁘게 가꾸어진 계절을 가진 곳은 종교단체가 만들어 둔 장소였다. 다만 골목길 형태라 누구나 갈 수 있고 막힌곳이 아니기 때문에 계절의 꽃이 피는 아지자기한 서촌 속 골목길로 사람들에게도 꽤나 인기있는 길인가보다.


씨를 심었더니 자라나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 그 골목은 그렇게 자연이 자라나는 만큼 계절마다 시간에 따라 항상 다른 꽃의 색을 품는다고 한다. 올해 만났다고 해서 꼭 그 꽃을 다시 볼 순 없지만 그때의 기억을 담아 또 남길 수 있으니 항상 순간이라는 시간이 참 대단하구나를 느끼게된다.


항상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어딘가를 여행하는 것은 그 타이밍이 참 중요하지 않은가? 오늘과 같은 내일의 반복 같아도 또 다른 일이 생기고 과거와 미래가 있다는걸 이렇게 길을 걷고 생각에 빠지다보면 모든 것이 내가 만난 때에 달랐구나를 새삼 느끼게된다.

올해에 만난 일이 내년에 꼭 보장 할 수 없는 것 처럼 오늘의 시선과 하루를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

막연히 돌아보고 구경함이 아닌 소리없이 걷는 하루가 참 나에게는 오늘을 기억하는 특별한 날이 었구나를 새삼 느끼게한다.

오래된 길과 이야기, 사진 찍을곳이 많아 가게 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무작정이 아닌, 길을 걸으며 나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면 북촌과 서촌을 천천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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