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 나무 사이를 걷는 조용한 산책로. 제주의 하늘과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들을 만나볼 수 있는 카멜리아 힐을 거닐다.
제주도여행을 하며 관광지를 찾다 보면 손꼽히는 여행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상위에 이름을 랭크하고 있는 여행지인 까멜리아 힐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연을 담은 산책로는 다들 비슷하겠지 라는 생각에, 사실 모든 자연관광지로 유명한 곳을 돌아보지 않은 나 이기도 했다. 항상 여행 다니다 보면 여유보다는 바쁘게 여행지를 옮겨 다니는 일이 많았던 터라, 지나치는 여행지 중의 한 곳이었던 까멜리아 힐을 다녀온 가을의 풍경은 제주도의 조용한 산책길을 만끽하기 충분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잔 하며, 잠시 오전의 바쁜 시간을 정리해 본다. 카페에서 차량으로 2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던 터라, 들러서 잠시 둘러볼까? 하는 마음으로 다녀온 곳이 까멜리아힐이었다. 제주를 모두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과 여기도 비슷하겠지 라는 생각에 항상 뒤로 미루고 미루었나 보다. 누구든 만나보고 얘기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 마찬기로 여행지도, 보기 전엔 그곳을 언급하는 건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카멜리아힐은 제주도에서 오래된 관광지로 산책을 할 수 있는 자연경관이 멋진 곳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역시 이곳 안덕에 위치한 까멜리아 힐 만이 가진 나무 사이의 숲길, 하늘을 맞닿은 갈대밭, 넓고 푸른 자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곡선형의 전망대까지. 이곳 만이 가진 특별함이 가득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새롭게 만나본 여행지로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다른 자연관광지와 달리 복잡한 듯하면서도 조용하고, 같은 동백이 있는 길 같으면서도 뭔가 따스함과 스토리가 있는 동선에 매력을 느꼈다.
- 티켓 : 온라인 할인권 이용하기
우선 카멜리아힐을 입장하기 전에 티켓을 구매했다. 제주패스를 이용해서 일일 이용권을 구매하면 이용시간 내에 여행지를 무료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이 있는데, 카멜리아힐도 제주패스 루트에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 코스였다. 나는 카멜리아 힐 외에는 별도로 갈 예정인 여행지가 없었기에 인터넷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카멜리아힐 입장권을 구매했다.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나면, 카카오톡으로 QR코드로 전송되기 때문에 입장권을 실시간으로 구매해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는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젊은 이들에게 적용되는 일이라,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혜택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 입장 : 카멜리아힐 지도 한 장 들고 가기
나의 여행루트는 항상 입장하면서 매표소나 인포메이션을 들른다. 그곳에서 미리 지도나 정보를 얻고 난 다음에 장소를 투어 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렇게 작게나마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장소를 조금 더 수월하게 둘러보게 되고 장소가 가진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된다는 점이 좋다.
사실 산책로는 천천히 둘러봐도 되지만, 뭔가 건물에 대한 스토리나,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곳은 나의 여행방법이 나에게는 실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걸으며 얻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도 좋고, 사전정보를 통해서 얻는 여행도 각기 다른 얻는 즐거움이 있다.
- 산책 : 화살표를 따라 걷는 산책로
작은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성은 미로라는 개념이 있다. 카메리아 힐이 작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또 스토리를 가진 화살표를 이용해 장소를 풍성히 만들었다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화살표를 따라가지 않아도 언젠가 그 길로 오게 되지만, 화살표를 따라 동백산책로 온실 갈대숲 쉼 카페 전망대 등을 둘러보며 공간을 나누어진 색다른 이야기들을 연결해 만나본다는 점도 재미있다.
혹시나 길을 잃어도 어려워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길이 나뉘어 있어서 그 장소에서 우린 만날 수 있으니까. 까멜리아힐은 그렇게 길을 따라 걸으면서도 우연이 돋보이는 동선이 매력적인 여행지다.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걸었다.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는 순간이면, 항상 지금과 다른 무언가를 무의식 중에 찾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카멜리아힐은 제주 자연의 멋을 느끼며 내 머릿속을 비워낼 수 있었던 날이었다. 날씨가 흐렸음에도 불구하고,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듯한 선선함에, 너무 내리쬐는 빛이 아닌 공간을 지나며, 무작정 풍경을 바라보며 거닐 수 있는 산책로였다.
공간마다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예쁜 글자 아래에서 지금 카멜리아힐에 있다는 인증숏을 남기기에도 충분했고, 주변에 다른 요소 없이 숲 속에 있는 자연 속의 휴식을 담은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좋았다.
요즘에는 혼자서 어딜 가더라도 마음을 터놓고 나와 소통하는 게 그리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항상 바쁘게 뭔가 머릿속에서 다음을 계산해야 하는 일정들이 쌓여있었다면, 카멜리아힐은 오랜만에 모든 것을 잊고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사실 사람이 적은 곳도 아니었지만, 일렬로 늘어선 나무들로 주변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어 그런지 사람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느낌도 좋다. 뭔가 사람들이 있는 공간 속에서도 나만의 공간이 있는 듯한 느낌이 뭔가 나 홀로 즐기는 여유를 만끽하는 듯했다.
제주의 매력은 역시나 쉬어감. 편안함. 여유로움이 아닐까?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제주에 오게 되면, 모든 걸 잊고 자연 속에서 나를 무거움을 잠시 벗어던질 수 있는 여유로움. 문득, 오랜만에 제주의 자연, 카멜리아힐에서 마음껏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너무나 좋다.
▶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밭.
사계절 언제나 꽃을 만나볼 수 있는 제주도 관광지가 몇 곳 있다. 카멜리아힐 역시 계절마다 유명한 꽃들로 가득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가을을 맞이하는 지금 시기에 알록달록 꽃들과 돌담. 그리고 카멜리아힐이라는 글자 앞에서 담아보는 사진도, 지금 이 순간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 같은 시간 공간인 듯해도, 날씨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또 달라지는 기억들. 지금 가을을 맞이하는 시기에 만나는 카멜리아힐에서 순간을 담아보자.
▶ 하늘거리는 가을정원
이제는 제법 가을 날씨다, 하늘의 뜨거움도 조금 가라앉았고, 가을을 부르는 억새가 한창이다. 여름을 대표하던 수국은 이미 무더위에 색을 잃었고, 선선한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은 가을이 왔음을 알렸다. 가을정원이라 큼직하게 적힌 글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머금었던 열기를 뿜어낸 하늘을 보고 있으면, 가을의 은은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무더위가 사라지고, 계절이 잔잔해지는 카메리아힐의 가을은 또 흔들리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 하늘과 맞닿은 숲길
오랜만에 잘 꾸며진 정원 속에서 걷는 즐거움을 누렸던 까멜리아힐은, 어디에서 찍어도 멋진 사진을 남기기 충분했다. 하늘에 가득한 구름과, 잘 가꾸어진 정원의 산책길, 사람이 많은 듯해도, 또 나만의 자연공간이 생기는 신기한 정원. 제주에서 여유로운 숲 속에 온 듯한 느낌의 카멜리아힐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