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Kagawa 760-0073 일본
운영시간 : 05:30 - 18:30 (계절마다 상이함 / 변동가능 )
입장료 : 성인 410엔 / 어린이 170엔
다카마쓰에서 고토히라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차량으로 30분 이상 이동해야 하는 거리인 만큼, 오자마자 고토히라에 들러 다시 돌아온 다카마쓰는 거의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리쓰린공원에 온 시간은 4시가 되기 전이라, 조금은 여유롭게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할 여유가 있었다.
다카마쓰에서도 꽤나 유명한 관광지로, 일본명승지로 지정된 정원문화재 중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공원인 만큼 다카마쓰를 갔다면, 리쓰린 공원은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 중의 한 곳이었다. 물론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워낙 공원 나들이를 좋아하는 나 인지라, 리쓰린공원 산책은 이번 여행의 필수코스로 점찍어둔 곳이었다.
내가 있던 호텔과도 도보로 대략 30분 정도 되는 거리라, 동네산책하며 걸어오기에도 나쁘지 않은 거리였다. 도심 속에 위치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조용한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는 다카마쓰성과 리쓰린공원. 이날은 저녁이 시작될 무렵 입장한 리쓰린공원의 조용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리쓰린공원
1625년 남호일대가 조영 되고, 1642년 가문 5대에 걸쳐 완성된 정원으로, 1875년 현립공원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래 1953년 특별명승지가 되었다고 한다. 시운산을 배경으로 6개의 연못과 1개의 석가산을 교묘히 배치한 다이묘정원으로, 남쪽은 회유식 정원 북쪽은 근대적을 정비된 준양식 정원으로 구성되었다.
리쓰린은 일본어로 밤숲이라는 의미이지만, 조성 당시부터 소나무로 구성된 정원이었다고 한다. 원내에 약 1400그루의 소나무가 있고, 그중 1000여 그루가 장인에 의해 손질된 소나무라고 하니 소나무의 자태 역시 눈여겨볼 만한 공원이다.
안내도를 들었지만.
나는 언제나 여행지를 방문하게 되면, 우선 티켓을 구매하고 매표소에서 안내도를 꼭 챙긴다. 물론 그곳에 대해서 읽어보는 이유도 있겠지만 내가 이곳에 왔다는 인증용으로 사진을 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여행은 눈으로 즐기고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기억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면 모두 다녀왔던 소중한 물건 하나, 그곳을 다녀오며 미처 보지 못했던 안내도 속의 그림이나 글을 보고 또 그때의 기분을 느껴보기도 한다. 물론, 가장 쉬운 건 사진을 기록해 두는 것이다. (이 글 역시 내가 그 순간 어떤 마음이었고 어떤 장소였는지, 내가 사계절 내내 그곳에 24시간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있었던 순간만큼의 그 풍경을 담고 싶은 마음에 기록하듯이 말이다. )
나는 티켓을 구매하고 안내도를 하나 들고 입구를 들어서긴 했지만, 안내도를 펼쳐서 본건 단 두 번이었다. 순서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한정된 공간으로 꾸며진 정원이기에 걷다 보면 또 길이 있고 막히다 보면 그때 펼쳐보아도 되는 안내도였기에 전체적인 구성을 한번 둘러보고 다시 가방 속에 넣었다.
그렇게 리쓰린공원에서는 꼭 둘러보면 좋은 건물들이 몇 곳 추천되어 있고, 정원들의 이름이 적혀있긴 하지만, 사실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걷다 보면 숲이고 돌아보면 이쁜 소나무가 가득하고, 힘들다 싶으면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으니.. 그냥 그리 발걸음 가는 대로 걷기만 해도, 만들어진 장소는 모두 동선계획이 되어 있어서 무의식을 따라가도 짜인 동선대로 가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깔끔한 일본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정원
우리나라도 정원이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일본의 정원은 정말 정갈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는 그래도 뭔가 사람 사는 냄새라고 할까? 딱 정해진 큰 규칙은 있지만, 그 안에 정돈되지 않은 무언의 느낌이 있는데, 일본은 정원의 길 하나, 나무 하나, 장소 하나도 딱딱 그 정갈함이 느껴지는 정돈됨이 있다. 리쓰린공원은 정원이고 뭔가 내려놓았을 듯 하지만, 첫인상의 깔끔함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게 너무나 매끈한 공원이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산에 크게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에 도심이 아닌 외곽의 우리나라 가평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관광차량들이 많이 들어오는 관광지라 그런지 주차장은 매우 컸지만, 내가 갔던 시간에 차량이 많은 시간이 아니라서 조용한 리쓰린공원 그 자체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언제나 자연은 어느 계절, 시간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른데, 저녁 어스름이 피어오를 즈음의 공원은 참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라, 여행하며 뭔가 들떠있던 기분을 조금은 차분히 하기 좋았다.
기억에 남는 곳은 입구에서 만난 일본식 건물인 상공장려관, 뿌리를 드러내고 있던 오엽송과 깔끔하게 정돈된 소나무, 작은 휴식처에 산과 마주한 작은 폭포수, 그리고 그 길을 돌아 나오면 만나는 연못의 정원이었다. 마지막 둘러보고 나오는 코스에 정원은 구름다리와 연못의 잉어들이 다가오는 모습은 정말 여유로움 그 자체를 만끽하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은 공원 산책로의 가장 끝인, 이곳 연못이었다. 사람들이 잉어에게 먹이 주는 모습도 같이 바라보고, 연못과 하늘과 산만 보이는 이곳에 서서 잠시 멍하니 여유를 즐겼다.
▶리쓰린공원의 연못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조용하고 온통 초록색인 조용한 공원, 뒤에 놓인 산과 도심 속이지만 뭔가 도시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더 자연에 집중할 수 있는 공원이다.
▶ 티켓 구매
입장권을 구매했다. 우리나라 안내서도 있어서 같이 한 장 들고 리쓰린공원 산책을 시작하기로 했다.
▶상공장려관
1899년 '가가와현 박물관'으로 건축되어, 본관, 서관, 동관, 북관이 복도로 이어진 회랑구조를 하고 있는 곳이다. 리쓰린공원 정보 및 공예품전시 등을 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구 디자이너 조지 나카시마의 테이블과 의자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틈 사이로 흐르는 물
미니 폭포라고 해야 하나? 벤치에 앉아 저렇게 틈 사이로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소리를 듣는 여유로움도 좋다. 그늘이 그리 많지 않지만, 한낮의 땡볕이 아니었기에 뭔가 느긋함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