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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메 Nov 20. 2024

21. 벌써 마지막이라니, 핫플 샤포웨이의 밤

3박 4일 마지막 샤먼에서 만난 마지막 여행지. 샤포웨이







 벌써 다음날이 샤먼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직 샤먼에서 둘러보지 못한 여행지가 너무나 많았고, 여전히 샤먼에서 가고 싶은 곳이 많았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어디를 여행하든 아쉬움은 항상 생기기 마련이고, 또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올 날을 기다리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독 샤먼에서는 여행하는 시간이 더 부족했다고 느꼈다. 3박 4일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구랑위로, 그리고 하루는 토루에 다녀오면서 모든 시간이 다 사라져 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이틀을 소비할 만큼 샤먼여행으로 즐겨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임은 분명하지만. 첫날은 공항에 도착하고 정신없이 체크인부터, 샤먼에 적응하기 위한 하루였다면, 둘째 날은 토루를 다녀왔고, 셋째 날은 생각보다 힘들었던 구랑위를 돌아보며, 그렇게 마지막 날을 정리해 본다. 쇼핑몰도 다녀오고 뭔가 몸은 피곤하지만, 혹시나 하나 마음에 가보는 샤포웨이.

 생각보다 3박 4일이라는 여정은 그리 길지 않았고, 조금 힘들었던 샤먼의 여행은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공존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돌아보면 가지 못했던 몇 곳의 장소들이 눈에 밟히는 걸 보면, 나는 또 샤먼이 가고 싶은가 보다.










1. 어쩌면 아직 할지도 몰라.



샤포웨이는 요즘 샤먼에서 인기 있는 MZ세대의 핫플레이스다. 사실 여길 첫날에 오고 싶었는데, 첫날에 호텔에서 맵을 찍어보았을 때에는 뭔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처음 온 샤먼에서 이리저리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왠지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터라. 가까운 듯하며 멀어 보였던 샤포웨이와 쌍즈타 남보타샤는 '그래 다음날에 다음날에..' 하며 미루고 있었다. ( 알고 보면 쌍즈타 옆거리가 샤포웨이이며, 쌍즈타 근방에 샤먼대학교와 그 옆에 남보타샤가 있어 모든 여행지가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어딘가에 갈 때 대략적으로 큰 틀의 목표는 잡고 가지만, 정확한 루트와 여행계획은 현지에서 바로 짜는 편이다.  가고 싶은 곳을 미리 정해두고, 전날 그 상황에 맞추어서 시간과 거리 그리고 교통편과 금액을 체크하고 계획을 짜는 편이라, 이번 샤먼여행은 나의 여행 방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뭔가 허둥지둥하게 돌았던 여행지라 더욱 아쉬움이 큰 샤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름 다녀온 곳은 너무나 좋아서 만족스러웠던 날들.

 사실 샤포웨이는 저녁 8시쯤이 되어서야 가볼까 했던 곳이었다. 내일은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난 다음 바로 공항에 가야 하는 시간이었기에, 내가 무언가 더 볼 수 있는 시간은 그 시간이 마지막이었다.

 전날에 만난 중국 운전사의 영향도 컸다. " 쌍즈타가 많이 멀어?"라고 했더니 , " 아니, 네가 있는 호텔에서 걸어서 30분 정도야! 그리고 자전거를 빌려 타면 더 빨리 갈 수 있어."라는 말에서였다.

 처음에 꽤나 멀어 보였던 쌍즈타는 생각보다 거리가 가까웠고, 알리페이를 이용하게 되면 보증금 없이도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는 말에, 구랑위를 돌아보고 와서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번 아쉬움이 조금은 없도록, 나는 저녁시간에 다시 한번 더 샤워하고 편안한 복장으로 샤포웨이를 향했다.

 사실 내가 있었던 중산루는 샤먼의 중심지라 하더라도 10시 30분 정도면 문을 거의 다 닫았던 터라, 샤포웨이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0시까지 볼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다는 생각에 마지막에 샤포웨이로 가는 길이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 아니면, 다행이었다고 해야 할까? 내가 도착한 샤포웨이는 여전히 불야성이었다.







2. 쌍즈타를 바라보며 맥주를 즐기는 힙한 스트릿.



 샤포웨이는 쌍둥이타워를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전체적은 거리를 모두 뜻하는 곳이다. 샤포웨이는 젊은이들이 찾는 대표적인 거리로 핫한 음식점과, 예쁜 인테리어와 매장 디자인이 돋보이는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1-3개월 내에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면, 매장을 철수하고 다른 매장이 입점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고 한다.  그리고 샤먼의 핫한 정서를 고스란히 체크해 볼 수 있는 장소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맛있는 음식점부터 카페들이 즐비하고, 저녁시간에는 강 앞에 있는 가게에서 맥주와 가벼운 꼬치를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샤먼을 대표하는 망고를 이용한 상품들도 많기 때문에 선물을 고를 때 중산루 이외에 같이 들르기에 좋은 장소다. 저녁이 되면 쌍즈타의 야경을 배경으로 샤포웨이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많기로 소문난 곳으로, 낮이나 저녁 언제든지 찾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샤먼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쌍즈타만 바라보고 오게 되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느낌적인 느낌으로 ' 아! 여기가 샤포웨이구나!'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갑자기 화려하게 꾸민 사람들이 많아지고, 도로는 사인으로 더욱 밝아졌다. 샤먼은 대부분 큰 매장이 있다기보다는 건물 아래층 아케이드 같은 느낌으로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거기에 보면 음식점, 기념품샵, 음료, 가게, 과일, 탕후루, 술집 등등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그 안에 중국사람들에게 핫한 가게들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생각보다 거리는 그리 깨끗하지 않다. 냄새도 나고, 쾌적한 느낌은 들지 않지만, 또 그런 게 샤포웨이의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쌍둥이 타워는 바로 코앞에 보인다. 멀리에서 화려한 입면을 보러 왔다면, 이제 샤포웨이에서 쌍둥이빌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물론 찍어줄 사람이 없었고, 몸도 피곤해지니 한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어 달라는 말도 하지도 않았다. 정말 그냥 한번 둘러보고 걸었다. 어떤 곳인지, 어떤 게 좋아서 다들 샤포웨이를 찾는 건지 나도 즐겨보고 싶어서.







3. 사진과는 조금 달랐던 나의 샤포웨이



사실 굉장히 기대했던 샤먼의 가볼 만한 곳이기도 했다. 샤포웨이는 워낙 힙한 스트릿으로 맛있는 맛집도 많고, 쌍즈타워를 배경으로 사진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포토존으로도 매우 핫한 곳이었다. 내가 여행하기 전에 이리도 많은 정보를 서칭 한다고?라고 생각할 만큼 샤먼은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나름 많이 찾아보고 사람들의 글을 읽었는데, 내가 서칭 한 모습과 달리 샤포웨이에 직접 와 본 느낌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사람들이 적은 의미는 알겠지만, 조금 내 취향은 아니었던 동네. 그냥 한 바퀴 돌아보며. '이런 곳이 인기가 있는 거구나.'라는 걸 쓱 알아보는 정도였다.  

쌍둥이타워를 뒷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여기가 생각보다 그리 깨끗하지 않다. 뒤에 있는 물도 깨끗하거나 한 게 아니라 냄새도 살짝 나는 듯하고, 삐그덕 거리는 데크도 의외였다. 그게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지만, 생각했던 깔끔한 뒷골목 느낌은 아니라서,  곳곳에 깨끗함이 묻어나는 샤먼에서 의외의 장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강남이나 명동 뒷골목도 사람들이 술 마시고 간식거리 많으면 지저분하지 않은가? 비슷한 느낌이었다.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있고, 젊은 이들이 많으니 술자리도 많기도 하니까.

 이미지로만 가보고 싶었던 샤포웨이를 직접 보니 그래도 뭔가 궁금한 게 풀린 느낌이네. 샤먼대학교는 예뻐서 가보고 싶었고 남보타사는 이곳의 사찰은 어떨까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고, 샤포웨이는 정말 힙한 곳이라 감성이 어떤지 궁금했었던 곳이라, 이 시간에 밤의 샤포웨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낮에 와도 다른 모습일 테지만 밤에 와도 화려한 야경과 물가에 있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술 마시고 있는 편한 모습을 보는 것도 t지금의 샤포웨이를 만나는 순간이니까.








4. 헤이티, 밀크티 한잔.




조금은 지쳤다. 너무나 많이 걸었고, 아쉬움에 욕심을 내긴 했지만, 사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날 중의 하루였다. 마지막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미뤘겠지만, 다시 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여행을 나는 다시 오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컸던 터라 걷고 또 걸었던 날이다.

 이제는 조금 잠시 앉아 쉬고 싶은 마음에, 중국에 가면 맛있기로 소문난 헤이티 가게에 들렀다. 거리를 걸으며 그 중간 즈음 모퉁에 위치한 헤이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여행 가면 맛있다고 소개하는 밀크티 카페 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성비도 좋은 루킹커피를 좋아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어찌 다니다 보니 커피 한잔 사 먹지도 못하고 하루종일을 그리 버티고 다녔는지 여행하는 날에는 나도 나의 체력적 한계에 놀라곤 한다.

 아무튼, 그렇게 한 바퀴 거닐며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이 끝날 무렵, 헤이티에 들러 밀크티를 한잔 주문했다. 밤이라 사실 그리 마시고 싶지도, 마시면 속이 좋지 않을 듯했지만, 참 미련하게도 당분간은 중국에 오지 못할 것 같아서 중국에서 마시는 밀크티도 주문해 본다.








▶ 샤포웨이 거리의 시작


내비게이션을 켜서 걷다가, 점점 가까워졌다. 여긴 직감으로도 핫플인걸 알 수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탕후루와 빙수 메뉴를 파는 가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하나씩 구매하고 있었고, 곳곳에 샤먼의 기념품부터 귀여운 소품가게들도 시작했다. 양복 2차선으로 넓은 도로가 아니기도 하고, 인도도 좁았다. 그래서 더욱 밀집도가 높아 보였다. 이곳에 가면 시작부터 젊은 사람들이 많은 모습과, 또 생활권과 다른 조금 꾸밈의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만큼 젊은 사람들에게 힙한 감성이라는 느낌이겠지? 이 길로 주욱 늘어선 가게들. 쌍둥이타워 가는 블록까지 모두가 이런 느낌의 샤포웨이 핫플이었다.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 쌍둥이빌딩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포토스팟.


여긴 포토존은 정말 유명하다. 샤포웨이에 가기 전부터, 아니 샤먼에 가기 전부터 서칭을 했었는데 이곳 샤포웨이와 샤먼대, 남보타사는 거의 한 곳에 몰려있기 때문에 점심식사와 커피 그리고 산책로까지 추천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나에게도 하루가 더 있었다면, 낮에 와서 둘러보고 카페에 앉아 사람들 조금 구경해보고 싶었는데 어쩜 이리도 빠듯한 여행이었는지, 아쉽지만, 여기에서 바라만 보기로 했다. 저녁시간에도 식사는 되지만, 대부분 술집들이 더욱 사람들이 붐비는 듯했고, 바로 뒤에 있는 가게들 역시 새벽까지 하는 펍들이 있어서, 데크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여행하며 다들 맥주 한잔의 여유도 가는다는데, 술 안 마시는 나에게는.. 그저 바라보는 뷰도 좋다.








▶ 샤포웨이의 길




여기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리다. 사진으로 볼 때 참 힙해 보였는데 막상 와서 보니 조금은 사진과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앞에 강에서는 살짝 냄새가 났지만, 화려한 조명에 물가에 앉아 있는 느낌은 또 다른 여유로운 시간일 수도 있겠다. 샤먼의 여름은 너무나 무더웠기에, 밤에 물가에서 야경 바라보며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게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의 여유도 좋지. 내가 뭔가 이럴 때에는 맥주맛을 잘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술은 쓸 뿐. 냄새가 조금 나는 곳이라 해도 이렇게 만나보는 샤포웨이의 밤은 참 좋구나.






▶ 밤 10시에 마시는 헤이티



 사실 한국에서는 그리 밀크티를 마시지 않는다. 굳이 먹어야 할 이유도, 그리 좋아하지도 않지만, 왠지 중국에 가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으면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중국에 가면 꼭 먹는 게 있는데 바로 밀크티였다. 훠궈도 아니고 또 다른 것도 아닌 왜 밀크티 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하는 내내 한 번쯤은 밀크티를 마시겠다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 이기도 했다. 호텔 앞에도 있는 헤이티였는데 시간이 없다 보니 항상 지나쳤던 곳. 내일이면 가야 했기에 밤 10시 마감에 가까워진 시간에 헤이티를 찾아 마시고 싶던 밀크티를 한잔 마셨다. 뭔가 후련하고, 하루가 끝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던 헤이티 한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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