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마지막 샤먼에서 만난 마지막 여행지. 샤포웨이
쌍즈타만 바라보고 오게 되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느낌적인 느낌으로 ' 아! 여기가 샤포웨이구나!'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갑자기 화려하게 꾸민 사람들이 많아지고, 도로는 사인으로 더욱 밝아졌다. 샤먼은 대부분 큰 매장이 있다기보다는 건물 아래층 아케이드 같은 느낌으로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거기에 보면 음식점, 기념품샵, 음료, 가게, 과일, 탕후루, 술집 등등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그 안에 중국사람들에게 핫한 가게들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생각보다 거리는 그리 깨끗하지 않다. 냄새도 나고, 쾌적한 느낌은 들지 않지만, 또 그런 게 샤포웨이의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쌍둥이 타워는 바로 코앞에 보인다. 멀리에서 화려한 입면을 보러 왔다면, 이제 샤포웨이에서 쌍둥이빌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물론 찍어줄 사람이 없었고, 몸도 피곤해지니 한번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어 달라는 말도 하지도 않았다. 정말 그냥 한번 둘러보고 걸었다. 어떤 곳인지, 어떤 게 좋아서 다들 샤포웨이를 찾는 건지 나도 즐겨보고 싶어서.
3. 사진과는 조금 달랐던 나의 샤포웨이
사실 굉장히 기대했던 샤먼의 가볼 만한 곳이기도 했다. 샤포웨이는 워낙 힙한 스트릿으로 맛있는 맛집도 많고, 쌍즈타워를 배경으로 사진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포토존으로도 매우 핫한 곳이었다. 내가 여행하기 전에 이리도 많은 정보를 서칭 한다고?라고 생각할 만큼 샤먼은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나름 많이 찾아보고 사람들의 글을 읽었는데, 내가 서칭 한 모습과 달리 샤포웨이에 직접 와 본 느낌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사람들이 적은 의미는 알겠지만, 조금 내 취향은 아니었던 동네. 그냥 한 바퀴 돌아보며. '이런 곳이 인기가 있는 거구나.'라는 걸 쓱 알아보는 정도였다.
쌍둥이타워를 뒷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여기가 생각보다 그리 깨끗하지 않다. 뒤에 있는 물도 깨끗하거나 한 게 아니라 냄새도 살짝 나는 듯하고, 삐그덕 거리는 데크도 의외였다. 그게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지만, 생각했던 깔끔한 뒷골목 느낌은 아니라서, 곳곳에 깨끗함이 묻어나는 샤먼에서 의외의 장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강남이나 명동 뒷골목도 사람들이 술 마시고 간식거리 많으면 지저분하지 않은가? 비슷한 느낌이었다. 집들은 다닥다닥 붙어있고, 젊은 이들이 많으니 술자리도 많기도 하니까.
이미지로만 가보고 싶었던 샤포웨이를 직접 보니 그래도 뭔가 궁금한 게 풀린 느낌이네. 샤먼대학교는 예뻐서 가보고 싶었고 남보타사는 이곳의 사찰은 어떨까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고, 샤포웨이는 정말 힙한 곳이라 감성이 어떤지 궁금했었던 곳이라, 이 시간에 밤의 샤포웨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낮에 와도 다른 모습일 테지만 밤에 와도 화려한 야경과 물가에 있는 가게 앞에 사람들이 술 마시고 있는 편한 모습을 보는 것도 t지금의 샤포웨이를 만나는 순간이니까.
4. 헤이티, 밀크티 한잔.
조금은 지쳤다. 너무나 많이 걸었고, 아쉬움에 욕심을 내긴 했지만, 사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날 중의 하루였다. 마지막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미뤘겠지만, 다시 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여행을 나는 다시 오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 컸던 터라 걷고 또 걸었던 날이다.
이제는 조금 잠시 앉아 쉬고 싶은 마음에, 중국에 가면 맛있기로 소문난 헤이티 가게에 들렀다. 거리를 걸으며 그 중간 즈음 모퉁에 위치한 헤이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여행 가면 맛있다고 소개하는 밀크티 카페 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성비도 좋은 루킹커피를 좋아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어찌 다니다 보니 커피 한잔 사 먹지도 못하고 하루종일을 그리 버티고 다녔는지 여행하는 날에는 나도 나의 체력적 한계에 놀라곤 한다.
아무튼, 그렇게 한 바퀴 거닐며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이 끝날 무렵, 헤이티에 들러 밀크티를 한잔 주문했다. 밤이라 사실 그리 마시고 싶지도, 마시면 속이 좋지 않을 듯했지만, 참 미련하게도 당분간은 중국에 오지 못할 것 같아서 중국에서 마시는 밀크티도 주문해 본다.
내비게이션을 켜서 걷다가, 점점 가까워졌다. 여긴 직감으로도 핫플인걸 알 수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탕후루와 빙수 메뉴를 파는 가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하나씩 구매하고 있었고, 곳곳에 샤먼의 기념품부터 귀여운 소품가게들도 시작했다. 양복 2차선으로 넓은 도로가 아니기도 하고, 인도도 좁았다. 그래서 더욱 밀집도가 높아 보였다. 이곳에 가면 시작부터 젊은 사람들이 많은 모습과, 또 생활권과 다른 조금 꾸밈의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만큼 젊은 사람들에게 힙한 감성이라는 느낌이겠지? 이 길로 주욱 늘어선 가게들. 쌍둥이타워 가는 블록까지 모두가 이런 느낌의 샤포웨이 핫플이었다.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여긴 포토존은 정말 유명하다. 샤포웨이에 가기 전부터, 아니 샤먼에 가기 전부터 서칭을 했었는데 이곳 샤포웨이와 샤먼대, 남보타사는 거의 한 곳에 몰려있기 때문에 점심식사와 커피 그리고 산책로까지 추천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나에게도 하루가 더 있었다면, 낮에 와서 둘러보고 카페에 앉아 사람들 조금 구경해보고 싶었는데 어쩜 이리도 빠듯한 여행이었는지, 아쉽지만, 여기에서 바라만 보기로 했다. 저녁시간에도 식사는 되지만, 대부분 술집들이 더욱 사람들이 붐비는 듯했고, 바로 뒤에 있는 가게들 역시 새벽까지 하는 펍들이 있어서, 데크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여행하며 다들 맥주 한잔의 여유도 가는다는데, 술 안 마시는 나에게는.. 그저 바라보는 뷰도 좋다.
여기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리다. 사진으로 볼 때 참 힙해 보였는데 막상 와서 보니 조금은 사진과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앞에 강에서는 살짝 냄새가 났지만, 화려한 조명에 물가에 앉아 있는 느낌은 또 다른 여유로운 시간일 수도 있겠다. 샤먼의 여름은 너무나 무더웠기에, 밤에 물가에서 야경 바라보며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게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의 여유도 좋지. 내가 뭔가 이럴 때에는 맥주맛을 잘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술은 쓸 뿐. 냄새가 조금 나는 곳이라 해도 이렇게 만나보는 샤포웨이의 밤은 참 좋구나.
사실 한국에서는 그리 밀크티를 마시지 않는다. 굳이 먹어야 할 이유도, 그리 좋아하지도 않지만, 왠지 중국에 가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으면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중국에 가면 꼭 먹는 게 있는데 바로 밀크티였다. 훠궈도 아니고 또 다른 것도 아닌 왜 밀크티 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하는 내내 한 번쯤은 밀크티를 마시겠다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 이기도 했다. 호텔 앞에도 있는 헤이티였는데 시간이 없다 보니 항상 지나쳤던 곳. 내일이면 가야 했기에 밤 10시 마감에 가까워진 시간에 헤이티를 찾아 마시고 싶던 밀크티를 한잔 마셨다. 뭔가 후련하고, 하루가 끝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던 헤이티 한잔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