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드라마가 교과서다
“한국 사람들은 왜 자꾸 밥 먹었는지를 묻는 거야?”
그 질문을 한 외국인 친구는 요즘 넷플릭스로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있었고,
얼마 전에는 《스카이 캐슬》을 정주행 한 뒤
“입시 지옥”이란 표현의 정확한 뜻을 내게 물어오기도 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 친구는 한국에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국을 절반쯤은 이해하고 있구나.
그 이유는 하나다.
진심으로 한국 드라마를 봤기 때문이다.
한국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나라다.
사람은 친절한데 표정은 무뚝뚝하고,
감정은 풍부하지만 표현은 서툴고,
눈치는 빠르지만 말은 잘하지 않는다.
치안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프라이버시는 유리창처럼 투명하다.
이 복잡한 성질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려 하면,
설명은 길어지고, 이해는 멀어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복잡한 특성을, 단 16부작 드라마 한 편이
감정적으로 설득해 버릴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그게 바로 한국 드라마의 힘이다.
한국 드라마는 단지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건 밥상에 앉은 가족들의 복잡한 감정이고,
회사 회식 자리의 눈치 싸움이며,
무뚝뚝한 고백 속의 다정함이고,
무심한 듯 전해주는 반찬 한 그릇이다.
이 모든 장면은
한국인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창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창’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드라마를 하나의 교과서처럼 삼고,
장면을 실마리 삼아
그 안에 담긴 문화, 감정, 관계의 문법을 해석해 본다.
혹시 당신이
“한국 드라마는 너무 감정적이야”
“왜 그렇게 자주 울어?”
“같이 밥 먹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야?”
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를
드라마라는 익숙한 화면 너머에서 소개하고 싶다.
너무 진지하지 않게,
하지만 너무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혹시, 이 책을 덮고 나서
드라마 속 누군가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며
당신도 함께 울컥하게 된다면,
그땐 이미 당신 안에도
작은 ‘한국인 감정 회로’가 생긴 걸지도 모른다.
그럼, 준비되셨나요?
화면 속 한국 너머의 진짜 한국,
지금부터 같이 들어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