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질
집단 내에서 권력 과시적인 행동을 하여 피해를 끼치는 행동 (네이버 사전)
검도 시합 준비로 관장님과 사범님들이 바빴던 날, 관장님께서는 빠른 머리 치기를 30회씩 15회를 한 후 50회를 마지막 세트로 총 500회를 연습하라고 하시며 딸아이를 반장으로 지정하셨다.
평소에는 손바닥에 물집이 생겼다느니, 근육통으로 아프다느니, 호면 때문에 두통이 있다느니 등등의 핑계를 대며 땡땡이를 일삼던 딸아이는 반장이 되자 기합소리부터 달라졌다.
빠른 머리 치기는 앞뒤로 빠르게 뛰면서 머리 치기를 하는 것이라 그 속도로 계속 머리 치기를 하다 보면 팔다리도 힘들고 숨이 가빠져, 아직 초보인 나는 30회를 하는 동안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보통 30회 1세트를 하고 나면 충분히 숨 고르기를 하고 다음 세트를 하는데, 딸아이가 완장을 차더니 숨고를 시간을 너무 짧게 주는 거였다.
"너 왜 이래! 평소대로 해! 너 이런 애 아니잖아! 관장님도 이렇게 짧게 쉬지 않는다고!"
"그만 쉬고 빨리 준비해! 빠른 머리 치기 30회, 머리를 쳐!"
"아 진짜 왜 그래? 넌 힘들지 않아?"
"난 괜찮으니까 빨리 준비해! 빠른 머리 치기 30회, 머리를 쳐!"
본인이야 어린 데다가 평소에도 계속 몇 시간이고 춤을 추니 회복 속도가 빠르겠지만, 늙은 나이에 운동을 하는 나는 그렇게 쉬는 시간을 1분도 안 주면 다음 세트를 시작할 수 없다고 애원해봐도 소용없었다. 덕분에 관장님이랑 했드면 40분 이상 운동했을 것을 30분도 되지 않아 끝낼 수 있었다.
내 딸이 완장찬 날, 남편과 나는 앓아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