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아토피

by 박대노

동생의 아이, 내 조카는 아기 때부터 아토피가 무척 심했다. 온갖 것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니, 먹는 것을 포함하여 일상생활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이 넘쳐났는데, 개털 알레르기는 그중 최상위 항목이었다. 그래서 개를 여러 마리 키우는 우리 집에 오려면 문 앞에서 항히스타민제(알레르기약)를 먹고 들어와야만 한다. 마당과 수영장, 옥탑이 있는 이모네 집과 이모네 개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약을 먹어가면서까지 놀러 오지만, 약을 먹고도 벌게지는 아이의 눈과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다행이지만, 새벽마다 조카가 긁지 못하도록 동생네 부부가 잠도 못 자고 아이 손을 잡아주던 때에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아이는 아이대로 가려워 죽겠는데, 긁지 못하게 손을 잡혀 있으니 견딜 수 없고, 동생네 부부는 안 그래도 조심할 것이 넘쳐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 일상이 피곤한 터에 매일 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이도 울고, 부모도 울던 그때의 조카네를 생각하며 아이의 입장과 동생의 입장에서 동시를 지어보았다.



아토피 1


매일 밤, 긁지 못하게 내 손을 잡고 자는 우리 엄마는

내가 가려워할 때마다 울면서 미안하다고 한다.

나는 나 때문에 우는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한다.

내가 가려울까 봐 추워도 보일러를 못 틀고 사는 우리 엄마는

잠도 제대로 못 자서 비쩍비쩍 마른다.

오늘도 나는 가려워서 울고 엄마는 미안하다고 운다.

나는 우는 엄마가 불쌍해서 가려움도 참고 울음도 참는다.



아토피 2


새벽 두 시, 매일 반복되는 전쟁 같은 시간

긁지 못하게 손을 꽁꽁 싸매 두고 잤는데

언제부터 긁고 있었던 거니

제발 나도 잠 좀 자자!

우는 너를 못 본 척하는 내가 악당 같아

가려워하는 너에게 화내는 내가 괴물 같아

그깟 잠 때문에 소리 지르는 내가 마귀할멈 같아

너 때문이 아니니까 제발 울지 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