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 창작수업> 과제로 동시를 매주 두 편씩 제출해야 하는데, 이번 주에 쓴 네 편 중 용돈 기입장과 길고양이에 대해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선생님은 본인만의 경험이 녹아든 시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데, 내 시들에 대해서는 보통 군더더기가 없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 이유룰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또 동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시라는 말에 집착해 너무 짧게만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아직도 동시와 시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선생님이 소개해 주시는 시들 중엔 어른인 나도 몇 번을 생각해보거나, 그 속에 들어있는 의미들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시들이 있는데, 이쯤 되면 작가가 동시라고 말하면 동시인가 싶은 생각도 드니,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
얼마 전, 앞집 언니가 밥을 주는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 이 아이도 어미 고양이가 독립시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인데 벌써 새끼를 낳게 된 것이다. 출산이 처음인 아이는 너무 당황했는지, 이미 길에 두 마리를 낳아 흘리고는 힘들게 앞집 언니가 마련해 준 처소로 가서 5마리의 새끼를 더 낳았단다. 그래서 길에 흘리고 간 새끼들은 언니 부부가 심장마사지 시키고 탯줄도 잘라 어미 품에 다시 넣어주었다고 한다.
저 아이의 어미는 내가 밥 주면서 쳐다보는 게 불안했던지, 우리 집 개들이 짖어서였던지, 우리 집에서 새끼를 낳은 후 내가 주는 밥을 삼일쯤 먹다가 앞집 언니네 집으로 이소 했는데, 이 아이는 앞집 언니네 집이 안전하다고 느꼈는지 다행히 언니가 마련해준 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다른 길고양이들 텃세에 밀려, 갈 데도 없는 것 같다는 게 언니의 말이지만, 태어나서 내내 언니가 주는 밥을 먹고살았으니 이미 길고양이가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길고양이들 밥에, 쉬어갈 수 있는 집에, 겨울에는 조금이라도 따뜻하라고 비닐하우스까지 설치해주는 천사 같은 언니네 부부 덕분에 이 동네 길고양이들은 그래도 참 다행이다. 복숭아밭에 가서 하루 종일 놀다가 때맞춰 언니네 밥 먹으러 와서는 밥 달라고 행패 부리는 귀여운 깡패냥이들도 언니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언니네 마당을 그렇게 차지하고 있는 것일 게다. 코코가 짖어대도 '넌 뭐냐?' 하는 얼굴로 무시하기도 또는 은근히 놀려대기도 하는 걸 보면 분명하다.
길고양이
길고양이가 아기를 낳았다.
아직 자기도 아기면서 벌써 아기를 낳았다.
길고양이가 아기처럼 운다.
이제 자기도 엄마면서 자꾸 아기처럼 운다.
용돈 기입장
자꾸만 쓰라고 한다.
쓸게 없는데, 그래도 쓰라고 한다.
엄마 가계부는 왜 빈칸이에요?
엄마도 쓸게 없어요?
한 겨울
난 하나도 안 추운데
놀이터에 아무도 없다.
난 하나도 안 추워서
누가 짜잔하고 나타나면 바로 뛰어갈 수 있는데
난 하나도 안 추우니까
누가 올 때까지 몰래 기다려야지.
우리 집 베란다에서.
신발
오른발? 왼발?
똑같이 생겼는데, 내가 잘못 신은 거래요.
헷갈리지 말라고 엄마가 한쪽에 달아 준 예쁜 꽃
오른쪽? 왼쪽?
똑같지 않았는데, 내가 또 잘못 신은 거래요.
엄마, 엄마! 이번에는 꽃 말고 숟가락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