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탐색은 부모부터, 나를 알아야 아이를 이끈다.
아이의 역량을 키워주는 코치형 부모가 되려면 먼저 부모 자신이 역량이 무엇인지, 어떻게 찾아내는지를 체득해야 합니다. 마치 수영을 가르치려면 강사부터 물에 들어가 봐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역량을 발견하는 과정을 경험하면, 아이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너는 이런 활동을 하면서 어떤 능력이 늘었을까?" "이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니?"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부모 자신도 성장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어, 자녀와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제 역량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 깨달음은 캐나다에서 직장을 구하려던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캐나다 정부 지원 취업 워크숍에서 중국 출신 강사 M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나도 취업 워크숍을 진행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이력서에는 불어 강사 3년, 한국어 강사 9년 경력뿐이었습니다.
"이런 경력으로 과연 될까요?" 걱정을 털어놓자, M은 자신도 베이징대학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다 이민 온 비슷한 처지라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캐나다식 이력서에는 '핵심 역량(Highlights of Qualifications)'을 맨 앞에 써야 했습니다. 막막해하는 저에게 M은 계속 질문했습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할 때 어떻게 도왔나요?"
"다양한 국가 출신 학생들을 어떻게 하나로 모았나요?"
"복잡한 문법을 어떻게 쉽게 설명했나요?"
이 질문들에 답하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는 단순히 '언어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 의사소통 능력: 학생들과 공감하며 소통하는 힘
· 리더십: 다문화 학생들이 함께 성장하도록 이끄는 능력
· 프레젠테이션 스킬: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기술
· 상담 능력: 외국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조언해 주는 카운슬링 스킬
· 글로벌 문화 이해: 다양한 국가 출신들과 소통한 경험
이처럼 M과의 대화를 통해 저는 제가 가진 역량들을 재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M은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친 경험과 한인들이 외국에서 정착하도록 돕는 일이 본질적으로 같다"는 관점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새 이민자임에도 한인 정착상담원으로 일하며 한인들의 취업을 돕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00회 이상 이력서 작성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한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왜 우리는 이런 교육을 받지 못했을까요? 이렇게 많은 경력을 쌓았는데도 어떤 역량을 길렀는지 표현할 줄 몰랐다는 게 너무 황당해요. 태도도 역량이 된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고 힘이 됩니다."
또 다른 인상적인 경험이 있었습니다. '전업주부의 역량 찾기' 그룹 워크숍에서였죠.
각 그룹에서 경쟁하듯 전업주부의 역량을 찾아냈는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 대인관계 기술: 학부모들, 가족, 선생님들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
· 시간관리 능력: 자녀들의 복잡한 스케줄을 완벽하게 조율
· 재정관리 스킬: 한정된 예산으로 가계를 효율적으로 운영
· 리더십과 의사소통: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로 이끄는 힘
· 멀티태스킹: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
· 정보 분석력: 자녀 교육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능력
· 적응력과 인내심: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
이 활동의 목적은 역량이 '살아가는 과정 자체'에서 길러진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특정 직업에 한정되지 않고,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이전가능스킬(Transferable Skills)'입니다. AI 시대에는 특정 지식이나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쉽게 대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소통 능력, 문제 해결력, 적응력, 리더십 같은 이전 가능 스킬은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분야에서도 통용되는 평생 자산입니다.
새로운 일이 주어져도 "내게 이런 능력이 있으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변화하는 시대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바로 이것이 코치형 부모가 집중해야 할 핵심입니다. 단순히 "수학을 잘해", "영어를 잘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길러지는 논리력, 끈기, 문제 해결력, 의사소통 능력 같은 이전 가능한 역량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아는 것은 단순한 자기만족이 아니라, 삶 전체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옵니다.
1. 현재 활동에 의미 부여: 매일 하는 일에서 성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2. 미래 계획 수립: 다음 단계를 위해 어떤 역량을 더 기를지 명확해집니다
3. 자신감 향상: "나에게는 새로운 일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확신을 얻습니다
4. 자녀 지도력 향상: 아이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역량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일상에서 길러지는 능력을 역량 용어로 표현해 주듯이, 부모도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역량이 되는지 생각하며 지낸다면 어떨까요?
설거지를 하면서도 "나는 지금 시간 관리 능력을 키우고 있어", 아이 숙제를 도우면서 "나는 인내심과 코칭 능력을 기르고 있어", 가족 여행을 계획하면서 "나는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해야 하는 수많은 일들이 더 이상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모두 다 역량을 키우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다 역량을 기르는 일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큰 동기부여가 되고, 더 잘 해내고 싶어 집니다.
코치형 부모는 자신이 하는 일에서 길러지는 역량에 주목하고 이를 습관화합니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이 모두 성장의 기회로 보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부모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아이에게도 전달됩니다. 부모가 역량 중심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도 자신의 일상을 역량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됩니다.
진정한 코치형 부모는 자신의 일상 속에서 '나도 이렇게 많은 능력이 있구나'를 발견하며 살아갑니다. 주어진 일들에서 길러지는 역량에 주목하며 스스로 성장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냅니다.
[코칭 미션] 지식을 넘어 역량 중심으로 관점 바꾸기
[부모 코칭 질문] (나에게 묻다)
1. 지난 1달 동안 내가 한 일 중에서 "이건 내가 정말 잘했다"라고 생각하는 경험은 무엇인가? 그 경험에서 어떤 역량(소통력, 문제해결력, 책임감 등)이 길러진 것 같은가?
2. 오늘 하루 한 일들(가사, 육아, 직장 업무 등)을 떠올려 보고, 그 일들이 어떤 역량(시간관리, 멀티태스킹, 인내심 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가?
[자녀 코칭 질문] (아이에게 묻다)
3. 요즘 제일 즐거운 일이 뭐야? 그것으로 어떤 종류의 능력이 자랄 것 같아?
4. 친구와 1시간을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잖아? 이것은 어떤 역량인 것 같아?
- 코치 이진영의 미래 역량 코칭 -
[‘AI 시대, 코치형 부모가 답이다 (8화)]
[2장: AI시대 생존전략, 역량중심으로 키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