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함을 특별함으로 바꾸는 부모의 콧노래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미래로 이어지는 실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어떤 눈으로 그 행동을 바라보느냐입니다. 이전 장에서 우리는 아이의 흥미와 경험이 곧 창의적 역량이 됨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그 행동을 비교나 평가가 아닌, 선입견 없는 '하얀 마음'으로 바라볼 때입니다. 어렸을 때 짝짜꿍만 해도 "천재 같다!"라며 기뻐했던 그때의 마음을 떠올려 보세요.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아이가 엉뚱하게 굴면 콧노래보다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세상은 AI와 변화 이야기를 하는데, 내 아이를 보면 미래가 불안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한숨이 아니라 콧노래를 선택하는 부모, 그 태도 자체가 코치형 부모의 시작입니다.
눈을 크게 뜨고, 아이의 행동 속에 숨어 있는 밝은 미래를 보장할만한 실마리를 찾아보세요. 남과 비교하거나 주변의 평가에 가려 부모 자신도 미처 보지 못한 아이의 특별함을 찾아보세요.
"내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분명 특별한 의미와 가능성이 숨어있다. 나는 그것을 찾아내는 전문가가 되겠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행복한 얼굴로 찾아보기로 해요.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서 밝은 미래의 원동력이 될 특징들을 반드시 발견하게 됩니다.
제 경험을 나눠보겠습니다. 저도 아이의 행동에서 보물을 찾아보자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저는 매일 아이의 보물을 찾으려 애를 썼고, 그것이 제일 잘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엉뚱한 면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참외를 깎아 작게 썰어 놓으면 아들은 와서 통째로 달라고 합니다. 아이 손보다 더 큰 참외를 껍질만 깎고 그대로 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큰 참외를 통째로 먹으면 얼굴에 과일물이 묻어 아토피 피부 때문에 금방 붉어지고 어느 때는 미끄러져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부모의 반응: "아이고, 또 흘렸네. 이렇게 더럽게 먹지 말고 작게 잘라서 먹어라."
저의 코칭형 반응: 아들이 통째로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원하는 대로 해 주었습니다. 저는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전 한 번도 이렇게 먹을 생각을 안 해 보았으니까요.
어느 날 시어머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크게 될 녀석이네. 과일을 통째로 달라고 하네. 큰 사람으로 부자로 살 거야. 크게 될 녀석은 떡잎부터 달라"
저도 그 말씀이 듣기 좋았습니다. 쥐고 먹는 과일의 크기와 부자와 아무 관계가 없는 건 알지만, 어머님 말씀처럼 될 것 같아 이 말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 아들이 통째로 먹겠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저도 같은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과도 배도 복숭아도 통째로 먹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수박은 이게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먹기 좋게 잘라 주었습니다. 잘라 논 수박을 보며 아들은
“엄마 이걸 더 크게 반달 모양으로 해 주시면 안 돼요?”
그림책에 나오는 반달 모양의 수박, 얼굴의 반을 가리는 큰 수박을 먹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양쪽 볼이 발갛게 되어 얼굴을 닦아 주는 번거로운 일이 생겼지만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아이의 밝은 미래가 이미 보장되었다는 확신을 주는 일이니까요.
이렇게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아들이 큰 사람, 부자가 되었을까요? 아직 모릅니다. 이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모호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들이 '큰 사람이 되고 부자로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랐다는 것입니다. 통째로 먹는 과일로 알게 모르게 심어준 믿음이, 아들 자신감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20대 중반이 된 아들이 한 말입니다.
"엄마, 내가 과일을 통째로 먹는 거 별거 아닌 일에서도 제가 원하는 대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무람 대신에 '큰사람, 부자'의 실마리처럼 좋게 말해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 덕에 전 잘 살게 될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생겼어요. 이것만이 아니에요. 남들이 안 하는 생각,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낼 때도 두려움이 없어요. 엄마가 항상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셔서 전 별로 주저하지 않아요. 엄마 감사합니다."
코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의 모든 행동에서 가능성을 찾고, 그것을 아이가 믿을 수 있도록 반복해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근거가 없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에 대한 긍정적 믿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개구쟁이들에게도 의식적으로 이 실마리를 찾아 말해 줍니다. 금발 색으로 염색을 한 아이를 보면
"와~ 머리 색 정말 멋있네. 네가 이 색을 골랐어? 와 색 감각이 있네. 이 색 네 얼굴에 정말 잘 어울려. 멋쟁이야. 멋쟁이로 살겠어. 아줌마가 확신하는데 넌 예술감각이 있다. 나중에 내 말 기억날 거야."
눈에 띄는 염색 머리를 하기까지 이 아이의 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왠지 부모와 얼굴을 붉히는 그림이 먼저 떠올라 전 그 아이의 지원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한 말입니다. 아이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개구쟁이, 인사 같은 건 전혀 할 것 같지 않은 아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90도로 인사를 하고 씩 웃고 갑니다. 어떤 아이는 이런 응원의 말을 생전 처음 들어 본 표정을 합니다. 부모들이 의식적으로 이런 식으로 말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이 이런 긍정적 반응에 굶주려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네요.) 이처럼 코칭형 부모는 일상에서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며, 사소한 순간을 성장 기회로 만듭니다.
1. 매일 의식적으로 보물 찾기를 하세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할 때, "이 행동에서 어떤 장점을 찾을 수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세요. 늦잠을 자는 아이에게 "게으르다"라고 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줄 아는구나. 자기 몸을 잘 아는 아이네"라고 말해보세요.
2. 근거 없는 긍정적 예측을 해주세요 시어머님이 과일 통째로 먹기에서 "부자 될 아이"를 본 것처럼,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서 밝은 미래를 예측해 주세요. "네가 이렇게 꼼꼼하게 하는 걸 보니 나중에 훌륭한 전문가가 될 것 같아."
3. 아이의 스트레스보다 부모의 콧노래를 늘리세요 아이는 부모의 반응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합니다. 부모가 자주 한숨을 쉰다면 아이도 자신에 대해 걱정하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가 콧노래를 부르며 아이를 바라본다면, 아이는 자신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믿게 됩니다.
4. "내가 코치가 되어보자"라고 매일 다짐하세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내 아이에게서 어떤 보물을 발견할까?"라고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하세요. 이것이 바로 코칭형 부모의 출발점입니다.
부모의 기분 좋은 콧노래 소리를 한숨 소리보다 훨씬 많이 듣게 해 주세요. 아이의 행동 속에서 남다른 특별함이 보이고,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콧노래가 나오는 부모, 누구나 다 될 수 있습니다. 단지 "나도 내 아이의 코치 역할을 해보자"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됩니다.
내 아이는 어떤 아이로 자랄지 모두 미래의 일이라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특별함, 장점들을 부모가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찾아 주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효과는 먼 후일 반드시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하는 부모에서 흥미를 지켜주는 부모로, 원하는 일을 찾도록 돕는 부모로, 그리고 이제는 아이의 일상 속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부모로. 이 모든 과정이 코칭형 부모가 되는 여정입니다.
[코칭 미션] 아이의 행동에서 미래의 실마리 찾기
[부모 코칭 질문] (나에게 묻다)
1. 오늘 하루 한숨을 쉰 적과 콧노래를 부른 적, 어느 쪽이 더 많았나요? 한숨이 나올 때 콧노래로 바꿀 수 있는 관점은 무엇일까?
2. 내가 어렸을 때 부모는 나의 어떤 행동, 모습을 보고 좋아했나? 혹은 한숨을 쉬셨나? 부모의 모습에서 나는 무엇을 느꼈나?
[자녀 코칭 질문] (아이에게 묻다)
3. 엄마 (아빠)가 너를 보고 기분 좋아하며 칭찬한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
4. 너의 좋은 점을 더 많이 찾아 주었으면 좋겠어? 어떤 행동이 너의 좋은 점 같아?
- 코치 이진영의 미래 역량 코칭 -
[‘AI 시대, 코치형 부모가 답이다 (14화)]
[3장: AI시대, 아이의 경험에 가능성을 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