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가 아닌 코칭으로 GROW 하는 법
1장에서 부모상을 정립하고, 2장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이해하며, 3장에서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질문하는 부모, 흥미를 지켜주는 부모, 원하는 일을 찾도록 돕는 부모, 그리고 아이의 일상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코치형 부모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과정의 밑바탕에는 코칭 철학과 GROW 프로세스가 깔려 있습니다. 저는 여러 해 동안 이 프로세스를 가정과 교육 현장에서 직접 활용해 왔고, 그 효과를 분명히 경험했습니다. 지금 제가 부모로서, 또 교육자로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된 것도 바로 이 과정 덕분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코칭의 기본 철학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코치형 부모가 되는 법을 다룹니다. 특히,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GROW 프로세스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아이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우는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코칭 철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코칭 철학은 다음의 세 가지 믿음으로 요약되며, 이 원칙을 매일 되새기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성장과 자신감의 힘이 되어 줍니다
1. 모든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부모가 이 믿음을 품는 순간, 잔소리보다 격려가 앞서게 됩니다.
2.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아이는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는 답을 대신 주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입니다.
3.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아이는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빠르고 즐겁게 성장합니다. 부모가 자원, 피드백, 인정, 격려를 제공하는 파트너가 되어 줄 때, 아이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코칭은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인의 잠재능력을 깨워주는 것이다. 즉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존 휘트모어, 『성과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 2020, 김영사)
코치형 부모는 다음 네 가지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1. 촉진자(Facilitator):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질문한다.
2. 지지자(Supporter): 아이의 시도와 노력을 인정한다.
3. 자원 제공자(Resource Provider): 필요한 정보를 연결해 준다.
4. 피드백 제공자(Feedback Giver): 건설적이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준다.
아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매니저형 부모'는 대개 '부모가 원하는 목표'를 아이가 달성하도록 지시하고 대신 처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매니저의 행동 예시: "숙제 검사하고 학원 시간표 짜주기", "대학 입시 목표를 정해주고 로드맵까지 준비해 주기", "아이가 원하는 것 대신 부모가 생각하기에 안전하고 좋은 길을 강요하기"
하지만 코치형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목표'를 발견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응원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자신도 모르게 과잉된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매니저 역할 대신 코치로 전환하면, 아이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부모와의 관계는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깊어집니다. AI 시대처럼 미래 예측이 어려운 때에는 부모의 지시보다 자녀의 주도성이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입니다. 코치형 접근은 바로 이 주도성을 극대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매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아이의 일을 대신해주는 매니저로 행동하고 있나, 잠재력을 깨우는 코치로 행동하고 있나?”
GROW프로세스란 1980년대 존 휘트모어가 제시한 대표적인 코칭 모델로, 지금도 국제코칭연맹(ICF)과 다양한 교육·리더십 프로그램의 기본 프레임으로 활용됩니다. 코칭의 핵심은 대화입니다. 다양한 코칭 대화 모델이 있지만, 제 경험에서는 GROW 모델이 가장 효과적이고 적용하기 쉬웠습니다.
GROW 모델의 구조:
Goal (목표): 무엇을 원하는가?
Reality (현실): 현재 상황은 어떤가?
Options (대안): 어떤 선택지들이 있는가?
Will (실행의지): 무엇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GROW의 놀라운 효과는 바로 '원하는 바'에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과거를 먼저 생각합니다. 자녀교육에서도 부모의 대화는 대부분 이미 한 행동에 대한 지적이나 해야 할 일에 대한 지시가 많습니다. 하지만 GROW 방식을 따르면 시선을 미래에 먼저 두게 됩니다. '무엇을 원하는가?'부터 시작하는 접근, 얼마나 혁신적인가요?
저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라이프스킬 코치 자격증 과정에서 GROW 프로세스를 처음 접했습니다. 다행히도 아들 훈이 사춘기를 겪던 때라, 이론으로 배운 코칭 스킬을 곧바로 아이들 교육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는 먼저 저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저 자신에게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니, 아이의 문제 행동에 즉흥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부모의 모습을 먼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더욱 바람직한 말과 행동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무엇을 진정으로 바라는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들은 점차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는 힘을 키워갔습니다.ㅜ이 과정을 통해 GROW는 단순한 코칭 기법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를 함께 성장시키는 강력한 철학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GROW 프로세스 실전 활용법
1단계: Goal (목표, 바라는 바)
1년 후, 10년 후의 목표도 좋고, 지금 혹은 오늘의 목표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목표라는 단어가 부담스럽다면 '원하는 바',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표현하세요
핵심 질문: "지금 나는 무엇을 원하지?"
2단계: Reality (현실점검)
목표와 관련하여 방해요인과 강점, 자원을 파악합니다
핵심 질문: "내가 원하는 것을 못 하게 하는 방해요인은 뭐지? 나의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까?"
(여기에서 이 강점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장애물, 방해요인, 단점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니까요.)
3단계: Options (대안탐색)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나열합니다
가능하든 불가능하든 일단 모든 옵션을 생각해 봅니다
핵심 질문: "내가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생각해 보자"
4단계: Will (실행할 일)
옵션 중에서 실행하기로 다짐하는 하나를 정합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웁니다.
저는 일기를 쓸 때 GROW 순서대로 글로 적으며 사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처음엔 과거와 현실이 먼저 떠올랐지만, 1년 정도 반복하니 과거 중심 사고가 줄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미래 중심 사고가 조금씩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의 모습에서 개선점과 강점을 동시에 생각하니 대안을 쉽게 찾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작은 변화를 꾸준히 할 수 있게 되니 나 자신이 더 자주 맘에 들었습니다.
실제 사례:
Goal: 갑작스러운 사회 변화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대신, 내가 갈 방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지금과 다른 세상이 다가오는 것을 환영하며 살고 싶다.
Reality:
방해요인: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저항이 심하고 예전 방식대로 하려고 한다
강점과 자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배움에 열린 마음과 실천력이 있다
Options:
나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날 기회를 늘린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디지털 역량을 기른다
미래 관련 동영상이나 영화 등을 자주 본다
Will: 나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한 달에 2명 만난다.
자녀교육 상담을 할 때, 부모들은 보통 "내 아이가 말을 안 들어요", "제가 자꾸 화가 나요", "아이가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해요" 등 현실 상황부터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이런 상황이 생기기 전에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세요.
난 어떤 부모가 되고 싶지?
그런데 나는 어떻지?
그럼 무엇을 하면 될까?
이 중에 하나만 오늘 해보자.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부모부터 자기 통제가 됩니다. 화가 나려 했던 마음과 잔소리가 잠시라도 통제되는 것이죠.
자녀와의 GROW 대화 예시 (공부 고민을 하는 아이)
Goal: "1년 후에 어떤 학생이 되고 싶어?"
Reality: "지금 공부가 안 되는 이유는 뭐야? 네 강점은 뭘까?"
Options: "공부를 재미있게 하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Will: "그럼 오늘부터 뭘 해볼까?"
AI 시대의 빠른 변화는 토끼와 같습니다. 과거의 느림보 거북이 방식으로는 따라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도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GROW 프로세스로 훈련된 부모와 아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부터 시작하여, 한 달 후, 1년 후, 10년 후로 확장해 보세요. 처음부터 멀리 가면 불가능할 것이란 부정적 생각이 방해를 합니다. 지금, 여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코칭 스킬을 실제 자녀와의 대화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더욱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코치 이진영의 미래 역량 코칭 -
[‘AI 시대, 코치형 부모가 답이다 (16화)]
[4장: 매니저에서 코치로, 실전코칭스킬을 활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