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낮은 기대, 큰 자신감! 새 시대 양육비법

AI시대, 코치형 부모는 기대치를 조절하고 감탄에 몰두한다.

부모의 기대치,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우리 아이가 기대에 못 미쳐요." "다른 아이들은 다 하는데 우리 아이만..."


상담하며 만나는 많은 부모님들이 하시는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기대치를 낮게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높이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목표를 세워야 멀리 간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작은 성취를 하나하나 경험하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좋은 기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0미터를 목표로 세워 달성했을 때의 기쁨은 아이를 60미터, 70미터로 자연스럽게 이끌어갑니다. 반대로 100미터를 목표로 세우고 60미터에서 멈추면, 성취감보다 '부족했다'는 감정이 더 크게 남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거리가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어떤 기분으로 바라보느냐입니다. 부족함보다 성취감을 먼저 느끼고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기분을 많이 느낄 때 아이는 즐겁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기대치가 높으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부모 상담과 고등학생 지도를 하면서, 아이를 진심으로 믿지 않으면서 기대치만 높게 두는 부모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늘 불행했습니다. 부모는 실망감에 빠지고, 아이는 죄책감과 미안함 속에 자라게 됩니다.

그러나 이 문제의 해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기대치는 '조금 부족한 듯' 시작해서 아주 천천히 높여가면 됩니다.


아이가 기대보다 더 잘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부모의 자연스러운 감탄이 나옵니다

아이와 부모가 긍정의 기운을 함께 느낍니다

부모가 감탄하는 일이 많으니 아이는 신이 납니다

성취감을 느끼는 기회가 많아 더 도전하게 됩니다

부모와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저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믿는 만큼이 아니라 그 이상 자란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낮은 기대치로 빛난 두 아이, 두 가지 이야기


딸의 놀라운 자기 주도성


제 기대를 크게 두지 않았기에 딸이 조금만 잘해도 감탄이 나왔고, 그 감탄은 진심이었습니다. 생후 24개월부터 한글을 가르치고, 책을 많이 읽어주고, 책방에 데려가 직접 책을 고르게 하는 등 제 방식대로 교육했습니다. 그런데 초등 6학년이 되자 독서와 악기에만 몰두하고 학교 시험이나 성적은 무시하라는 식의 엄마 교육방식에 대해 걱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엄마를 믿고 있다간 제 미래가 심히 걱정돼요."


그래서 스스로 성적관리를 하며 성적과 등수에 꽤 집착했습니다. 그 결과는 언제나 제 기대를 넘어섰고, 저는 늘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니 "어떻게 이렇게 잘했어?" 하는 감탄이 나왔고, 결국 고등학교 수석 졸업에 이어 미국 소아과 의사가 되는 길을 스스로 개척했습니다. 부모가 동생의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길을 주도적으로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아들의 받아쓰기 40점과 진짜 자신감


아들은 만 세 살 정도부터 시작된 아토피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밤낮으로 가려움에 괴로워하는 어린 아들을 위한 믿을만한 치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가렵지만 않으면 다 괜찮다'는 식이었습니다.


딸은 2살이 되기를 기다려가며 가르친 한글을 아들에게는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아토피와 씨름하는 중에 어느새 초등학교 갈 나이가 되었던 것입니다. 또래들이 한글과 수학의 기초를 배울 때, 아들은 좋아하는 레고와 로봇을 가지고 몰두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놀이에 몰두하면 몇 시간이라도 가려움을 잊을 수 있었으니까요.


초등 1년, 한글을 다 떼지 못한 아이가 그 반에 딱 두 명이라는 말을 담임선생님에게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눈빛이 기억납니다. ‘이런 한심한 부모’가 있나를 감추지 못하고 드러내는 묘한 눈빛.


그런데 얼마 후, 아들이 상이라도 받은 얼굴로 집에 왔습니다.


"엄마, 내 짝이 받아쓰기 몇 점 맞았는지 아세요? 100점! 내 짝이 100점을 받았다고요. 하하"


앞에 '내 짝'이라는 단어가 없는 듯, 자신이 100점인 그런 얼굴이었습니다.


"훈아, 너는 몇 점인데?"

"저요? 40점이요."


숫자를 잘 모르나 싶게 40점이라고 말하는 자랑스러운 얼굴. 어이가 없었지만, 잠시 생각해 보니 40점이나 받은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그래서 넌 기분이 어떤데? 좀 부럽지 않아?"

"부럽기는요, 난 나중에 100점 받으면 되죠. 난 다른 아이가 아니라 내 짝이 100점 받은 게 기분이 좋은 걸요."


이때 저는 '진정한 자신감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자세에서 온다'는 지혜를 떠올리며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역시 내 아들이네! 진정한 리더급이다!"


이런 부모 반응 덕분이었을까? 아들은 자기가 잘 못하는 것은 나중에 배우면 되고, 자기가 못하는 걸 친구가 잘하면 더 좋다는 식이었습니다. 친구가 무엇을 잘하면 자기가 한 듯이 기뻐하며 제게 자랑하고, 그런 친구에게서 배우려는 태도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아토피로 인해 기대치를 낮춘 환경은 역설적으로 아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들의 작은 학습 성과에도


"와~ 한글도 모르고 입학했는데 이렇게 잘하다니!"


라며 감탄할 수 있었고, 아들은 '나는 정말 잘할 사람'이라는 긍정적 착각 속에서 자랐습니다. 이 착각은 결국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 있다'는 내면 깊숙한 자신감이 되었습니다. 놀이에 몰두하며 보낸 시간, 여러 로봇을 세워 놓고 각각에 역할을 주며 혼잣말로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 그 시간에 창의적인 생각이 쑥쑥 자랐습니다. 어느새 지식을 기반으로 하되 아이디어, 창의성, 사고력이 가미되는 것을 요구하는 시대에 맞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현재 아들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창의적 사고력의 기초를 그때부터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AI 시대, 코치형 부모는 '응원'에 집중한다


아이마다 성향과 기질, 관심사가 다릅니다. 부모는 처한 환경에서 가능한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양육하면 됩니다. 어느 방식이든 부모의 기대를 조금만 낮추는 방식을 택한다면 확실히 얻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기대치를 낮춘다는 것은 아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매 순간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AI 시대는 마음만 먹으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자기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능력, 즉 자기 주도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코치형 부모는 기대치를 조절하며, 아이가 하는 일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 격려하고 응원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응원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확신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이것입니다.


"내 아이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


부모가 조금만 기대치를 낮추면, 아이는 자기 모습 그대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그 힘으로 즐겁게 성장해 갑니다. 부모는 그 과정에서 매일 새로운 감동을 경험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코치 이진영의 미래 역량 코칭 -

[‘AI 시대, 코치형 부모가 답이다 (25화)]

[5장:AI 시대, 부모는 '내 아이 맞춤코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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