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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7년

나의집, 그리고 너희의 공간

좁은 아파트.

둘이 시작한 신혼집 거실은
작은 쇼파와 티비, 액자, 조명..
그냥 깔끔해 보이는 가구배치가 전부였던 것 같아.

아이가 둘이 되었고.
쇼파를 버렸고.
쓰던 피아노를 데리고 왔고.
접이식 책상을 거실로 끌고와 도서관같은 거실을 만들어줄라고 용을 썼고..


최대한 널브러져 있을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최대의 효율성을 머리짜내면서 늘 고민하던 7년이었던 것 같아.


혹시나 아이들 공간이 부족할까 싶어
설거지 하는 내 뒷편으로 아이들이 언제나 읽고 놀 수 있게 집안 곳곳 모든 부분을 아이들에게 맞춰준 7년.



예쁜 공주 캐노피는 아니지만,
엄마 아빠 옆 바로 붙은 나란히 침대에 들어가
모기장을 캐노피
삼아 안락함을 느꼈음..하던 몇년의 여름.


안방에서도 마음껏 놀고 부비고 읽고 쓰라고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내어주고
우리공간은 신혼때 가지고온 침대 하나가 전부였던 육아기간.



넓은 집이 아니어서
좋은 집이 아니어서
머리를 굴려 아이들에게 공간을 내어준걸지도 몰라.

좁은 공간이지만
마음은 넓게 가졌으면..
작은 집이지만
생각은 크게 가졌으면..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아
나도, 남편도.

오래된 집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집이라고 그러주는 서윤이가 있고.



우리집이 세상에서 제일 높다며 그려 들고오는 아윤이가 있어.



그래서 오늘도 나는 눈을 굴려가면서
혹시나 수정해야할 아이들의 공간이 있는지 머리를 써.

커다랗고 널찍한 공간이 중요하겠지만.
내가 지금 가질 수 없다면
과한 욕심 내지 않고
지금 가진 현실에서 실행하고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찾는 것.
난 그렇게 사는게 맞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아파트 브랜드에 목숨걸지 않고.
그래서 명품에 목숨걸지 않고.
그래서 아이들 비싼 교구에 목숨걸지 않고
그래서 비싼 전집에 목숨걸지 않고.
그래서 비싼 주방기구들에 목숨걸지 않고.
그래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소품에 목숨걸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

현실직시.
과욕금물.

인생에서 '집'사는게 목표가 아니라면
충분히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

책장에 새로 산 전집 3질을 이리저리
꽂으러 돌아다니며 오만생각을 하며 마음을 토닥인 지금이여.

괜찮아. 이 집도.넓어 괜찮아 이정도면 됐어.
진짜야.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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