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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대화로 시작하는 돈 이야기(사업 편) 1회

일상에서 실천하는 경제 교육 습관

by 헬시기버

성공 아니면 실패


사업의 결과는 이렇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20% 정도가 1년 이내 문을 닫고, 50% 이상이 5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고 해요.


그럼에도 사업이 중요하고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급여 생활만 해서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로버트 기요사키는 그의 저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돈을 버는 방식에 따라 직원(E), 자영업자(S), 사업가(B), 투자자(I)로 나누면서 E와 S 사분면에서 벗어나 B와 I 사분면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즉,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고, 자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던 저희 집은 부모님부터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셨기에 저 또한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이고 저에게 맞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기르다 보니 월급만 받고 살아서는 경제적 자유까지는 아니더라도 넉넉하게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 계발 책들을 읽고 성공한 여러 사람들의 삶을 접하면서 급여생활만이 아닌, 자신만의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이 본인뿐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남편이 사업한다고 했을 때 주저하고 용기 있게 응원해주지 못했는데요


저희 아이들만큼은 어려서부터 사업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성공과 실패를 떠나 여러 경험을 하며 자연스럽게 알아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게는 중고 물품 판매에서부터 실제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한 이야기까지 저희 가족의 경험을 나누어볼게요.


중고책 팔고 새로운 책 사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사업에 대한 것보다 경제 교육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마침 집에 있는 책을 정리할 때가 되었는데요 책을 재활용으로 버릴 수도 있지만 중고로 판매해서 조금이라도 수익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혼자 가서 할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직접 책을 가져가서 판매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과 판매금으로 자신들이 보고 싶은 책을 사면 더 기억에 남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션을 제공했어요.


'안 읽는 책을 팔아서 읽고 싶은 책을 사 오기!'


아이는 처음에 책을 팔라고 하니까 "엄마, 그럼 사세요 사세요 하는 거야?"하고 귀엽게 물었어요.


이번에는 그런 건 아니지만 다음에 해보자 하면서 책을 들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어요.


처음으로 책을 판매하고 원하는 책을 고르는 아이들

아이들은 처음으로 헌 책을 팔아 현금으로 돈을 받고 고 번 돈으로 자신들이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하며 싱글벙글했어요.


아직은 많이 어렸지만 안 쓰는 것을 팔고 필요한 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돈이 이렇게 교환이 되고 흘러간다는 것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인생 첫 판매, 벼룩시장


중고 서점에서 책을 판 이후, 진짜 판매를 해보기로 결심했는데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뚝섬유원지에서 하는 벼룩시장인 아름다운 장터 지원에 성공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과 옷, 신발들을 정리하면서 판매 금액을 생각하고 직접 써보게 했어요.


현장에서는 눈이 휘둥그레졌는데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모여 있었어요.


뚝섬 아름다운 장터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

저희 외에도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러 오신 분들도 많으셨는데요 다들 경제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았어요.


아이들과 자리를 잡고 물건들을 예쁘게 진열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사실 이런 경험이 없었던지라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앉아서 아이들과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저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냥 지나갔는데요 "엄마, 우리 언제 팔아요?" 하는 아이의 말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 그러면 하나도 못 팔 것 같은 기분도 들었구요.


용기 내어 "여기 좋은 옷이 천 원이에요!" 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멀뚱멀뚱 저를 보고만 있던 아이도 "천 원~ 천 원~ 사세요!" 하면서 함께 외쳐주었어요.

간식을 먹으며 열심히 물건을 판매한 아이들

그렇게 한 개, 두 개씩 팔리면서 저도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아이들도 한결 판매가 자연스러워졌어요.


그렇게 세 시간이 금방 흘렀는데요 마무리를 하면서 정리해 보니 총 20점을 팔았더라구요.


처음에는 하나도 못 팔 것 같았는데 그래도 꽤 판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정리하는 와중에도 마지막 셔츠를 사주신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모습에 저도 뿌듯했구요.


아이는 수익금의 일부를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면서 아름다운 어린이상까지 받아 더욱 즐거워했어요.


장터 수익으로 기부하고 아름다운 어린이 상을 받은 아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팔면서 처음의 어색함과 부끄러움은 사라지고 돈을 버는 과정에 대한 경험과 수익을 얻고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었어요.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사람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레 사업과 성공한 인물들을 접할 수 있도록 관련 책들을 보여주었어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또봉이 통장을 비롯, 워렌 버핏, 일론 머스크, 빌게이츠 등 다양한 사업가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려서부터 사업을 할 수 있고 스스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접하게 했어요.


하루는 아이가 게임에 푹 빠져있더라구요.


"재미있어?"하고 물었더니 정말 재밌다는 반응이었어요.


게임 자체로 스트레스를 풀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겠지만 빠져들었을 때의 부작용을 생각하며 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게임을 하고 게임에 돈을 내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도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그러면서 아이가 코딩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아직 코딩으로 수익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학예회 때 수학 게임을 만들어 발표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SW 자격증에 도전하며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어요.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코딩으로 게임을 만드는 아들

로블록스 같은 곳에서는 로벅스를 벌 수도 있다며 자신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구요.


무엇이든 내가 소비하는 것들을 역으로 생각해 생산자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가을 축제에서 완판 된 장난감 판매 사업


여름 저녁, 가족들과 송도에 있는 한 공원에 놀러 갔었는데요 깜깜한 하늘에 피융~ 하며 반짝거리는 물체들이 날아오르는 것을 신기하게 보았어요.


가까이 가서 보니 플라잉 LED 장난감이었는데요 아이들은 갖고 싶어서 안달이 났어요.


마침 함께 간 고모부께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사주셔서 아이들은 신이 났었는데요 가격이 무려 개당 5,000원이라는 꽤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었어요.


한 두 명이 하늘에 장난감을 날리고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신기해하며 또 구입하는 모습을 보고 돌아왔는데요 다른 데서도 이런 장사를 하면 좋겠다고, 저는 생각도 못하고 대학생인 시조카에게 사업 제안을 했었어요.


그 후, 마침 날 좋은 가을이 되어 각지에서 축제가 열리는 것을 보면서 갑자기 '우리가 한 번 팔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들에게 슬쩍 이야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신나 하며 좋다고 해서 얼떨결에 가족 사업으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먼저 인터넷에서 플라잉 LED 장난감의 가격을 알아보고 얼마에 팔아야 이익이 되는지를 계산해 보았어요.


어떤 축제에서 어떻게 팔면 좋을지도 서로 활발히 의견을 나누기도 하구요.


주문한 장난감이 도착해서는 아이들이 신이 나서 스스로 장난감을 조립하며 바로 판매할 수 있게 준비했어요.

엄마 아빠 도움 없이 판매할 장난감을 준비하는 아이들

얼마나 팔릴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요.


드디어 첫 사업을 시작하는 당일.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서 걱정도 되고 막상 축제에 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판매할 장소를 찾는 것이 어려웠어요.


조금은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장난감을 날려보는데 날이 밝아 저녁에 빛을 발하는 장난감의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자기들이 열심히 날리며 지나가는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어요.

열심히 장난감을 날리며 손님을 유치하는 아이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불빛이 나는 장난감이 눈에 띄게 되자 점점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어요.

어두워지자 LED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고 오는 사람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더 열심히, 더 높이 날렸는데요 장난감을 구입한 아이들이 사용 방법을 잘 모르면 다가가서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했어요.

손님들에게 직접 장난감 사용법을 알려주는 아이들

한 두 개가 팔리기 시작하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날리면서 자연스레 홍보되는 효과가 나타났는데요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정신없이 장난감을 날리고 알려주기를 반복했어요.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준비한 장난감이 모두 완판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장난감이 완판 되어 텅텅 빈 카트

저는 믿음이 부족해서 반 정도 팔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 팔 수 있다는 아이들의 예상이 적중한 거예요.


물론 그 사이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는데요 장난감이 나무에 걸려서 아이들이 슬퍼하는 상황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새 장난감을 드리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런 사태가 속출해서 난감한 상황이 되기도 했어요.


그래도 수익보다 함께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새것을 나눠드리면서 다음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어요.


저녁 식사도 잊고 판매를 하다가 끝나니 허기가 지기도 하고, 첫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외식을 하기로 했어요.


식당에서 우리가 번 수익을 계산해 보고 함께 기뻐했는데요


엄마는 기획, 준비, 판매, 아빠는 홍보, 판매, 문제 해결, 아이들은 홍보로 모두 열심히 일해서 수익을 동일하게 나누기로 했어요.

판매가 끝나고 가족이 함께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하기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장난감 사업을 돌아보며 좋았던 점, 부족했던 점, 보완할 점들을 적극적으로 나누었어요.


아이들은 첫 사업이 무척 즐거웠다고 했는데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우리가 판매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사업에 대한 경험을 해주겠다고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사업, 단순히 수익만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저희 가족이 중고책을 파는 것부터 플리 마켓에 참여하고, 실제 사업을 진행한 이야기들을 나누어보았는데요 쓰다 보니 생각보다 나눌 내용이 많아서 다음 편으로 이어 글을 쓰려해요.


첫 사업 이후 달라진 저희 가족의 사업 대화를 다음 편에서 또 나눠볼게요.



부자가 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경험에서 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사업을 경험하게 하세요.
- 로버트 기요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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