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하지만 끝까지
새해가 되면 저희 가족은 함께 가족 비전보드를 만들어요.
올해 저희 가족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바로 [한강 쉬엄쉬엄 3종 축제 완주]였어요.
남편이 작년에 처음 참여한 후 “아이들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 말에 아이들도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어요.
쉬엄쉬엄 3종 축제는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철인 3종 경기의 축소판으로, 수영·자전거·달리기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예요.
‘쉬엄쉬엄’이라는 이름처럼 경쟁보다는 참여와 경험에 의미를 두는 이 축제는, 저희 가족에게 딱 맞는 도전이었답니다.
연초에 목표를 세웠기에 얼리버드 신청 알림이 뜨자마자 접수를 하고 몇 달간 꾸준히 준비했어요.
특별하지는 않지만 매주 수영 강습을 받고 주중에는 러닝이나 배드민턴 등 각자 좋아하는 운동을, 주말에는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요.
드디어 축제 당일, 뚝섬한강공원에 도착하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현장이 실감 났어요.
무대에선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슴이 두근두근했답니다.
저희 가족은 참가 팔찌를 착용하고, “파이팅!”을 외치며 첫 도전을 시작했어요.
5월 말, 날씨는 따뜻했지만, 물은 생각보다 많이 차가웠어요.
남편이 주도해 스트레칭을 한 후, 아이들은 “앗, 차가워!”를 외치면서도 용기 있게 입수했습니다.
물에 익숙하지 않았던 아이들도 함께 하니 훨씬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서로를 격려하며 무사히 수영을 완주했어요.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엄마 아빠는 현장에서 무료로 제공된 ‘따릉이’를 빌려 출발했어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반환점까지 쉼 없이 달린 아이들이에요.
달리는 중간중간 지나가시는 어른분들이 아이들에게 파이팅! 을 외쳐주시고 가족이 서로 격려하며 달리니 아이들은 더욱 신나서 달릴 수 있었어요.
반환점에서 물 한 잔으로 숨을 고르고, 결국 라이딩도 완주에 성공했답니다.
러닝은 세 종목 중 아이들에게 가장 어렵게 다가온 종목이에요.
마라톤을 준비한 엄마 아빠와 달리 평소 러닝을 할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인데요 다행히 ‘걷기’도 허용되는 축제라 마음 편히 출발할 수 있었어요.
사람이 많아 출발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다 함께 한강 옆을 달리는 그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상쾌했어요.
남편은 무릎 통증으로 딸과 함께 천천히 걷고, 아들과 저는 걷뛰를 반복하며 완주를 향해 나아갔어요.
더운 날씨에 아들은 반환점에서 물을 머리에 끼얹으며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전 종목 완주에 성공했어요.
마지막 종목까지 완주를 끝내고 나서 함박웃음을 지은 아이들이에요.
"우리가 해냈다! 어른도 힘든데 초등학생이 완주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말하며 아이들을 치켜세워주었어요.
모든 도전이 끝난 후 성공했다는 흥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는데요, 시계를 보니 어느새 오후 1시가 훌쩍 넘었더라고요.
더운 날씨에 딱 맞는 냉면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고기를 함께 먹기로 했어요.
가족이 함께 시원하고 든든하게 회포를 풀며, 완주의 기쁨을 나눴어요.
특별 제작된 기념 메달을 보며 아이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고, 식당 이모님도 “아이들 대단하다”며 따뜻한 칭찬을 건네주셨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가 노력해서 선물 받았던 쿠폰으로 아이스크림도 나눠 먹으며 도전의 마무리를 달콤하게 장식했어요.
이번 쉬엄쉬엄 3종 축제는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가 있었어요.
비전보드에 적은 목표를 실제로 실행하고, 아이들과 함께 계획하고 실천하며 ‘도전은 성장의 씨앗’이라는 걸 느꼈어요.
저희 가족은 계속해서 이런 ‘도전 습관’을 만들어가고자 해요.
경쟁이 아니라 경험, 성취보다 지속의 힘을 아이들과 함께 배우며요.
가족이 함께 작은 목표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쉬엄쉬엄, 그러나 끝까지.
함께하면 더 멀리 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