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담은 리뷰] #4
서곡(Overture) : 공연되기 전 막이 내려진 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을 가리킨다.
본격적인 작품에 들어가기 전 서곡을 먼저 만나지요. 극 전체의 곡을 일정 부분씩 연주하기도 하고 대표 아리아의 음악을 변주하여 관객의 집중을 유도합니다. 중요한 멜로디의 반복사용으로 작품의 핵심 주제와 분위기를 담고 있어요. 뮤지컬이 오페라에 뿌리를 두듯 서곡 역시 거기서 시작하죠.
서곡은 '신포니아(sinfonia)'로 불렸지만, 베토벤 이후 오페라는 '오버추어(Overture)'라 불리고 교향곡은 쭉 '신포니아(sinfonia)'나 '심포니'로 구별됩니다. 또한 베토벤은 서곡도 완성도를 높여 독립적인 작품의 길을 보여주지요. 이후 브람스와 차이콥스키도 그 길을 따릅니다.
서곡이 없는 뮤지컬도 있습니다. 아니 <레 미제라블>의 [Look Down]처럼 첫 번째 넘버 전주가 서곡이 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전주가 긴 첫 번째 넘버 역시 서곡으로 생각합니다. 그것까지 고려하여 골라 봤으니 참고 하시기 바랄게요.
5. Jesus Christ Superstar
자~ 각설하고 어떤 서곡을 좋아하는지 읊어 보겠습니다. 두구두구.... 이 음악만 들으면 심장이 두근두근 합니다. 재즈적 느낌의 롹 사운드가 심장을 쥐었다 놨다 하네요. 그리고 전주 초반 아주 짧지만 (저만 느끼는 것인지 몰라도) 뽕(짝)빨이 느껴져 더 친숙한 느낌까지 듭니다.
<오페라의 유령>을 작곡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단짝인 작사가 팀 라이스(Tim Rice)의 콤비가 초창기 만든 작품이죠. '락 오페라' 혹은 '락 뮤지컬'로 불립니다. 스토리는 바로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을 그렸어요. 바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논란거리가 될 듯 한 이 작품 초연이 1971년이었다니. 그들은 진정 천재인가요? 극 전반에 깔려진 긴장감을 배경으로 중심 멜로디의 반복된 사운드(reprise)와 후반부 시원하게 쾌감을 불러 일으키는 편곡, 서곡만 들어도 작품의 완성도가 어떨지 충분히 감이 잡힙니다.
https://youtu.be/sD3aEHoQChw (아래에서 바로 실행되지 않을 땐 옆에 URL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4. Les Miserables
정말 고민 되었습니다만..... 역시 이 곡입니다. Overture 겸 No.1이 같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Work Song(Look down)> 입니다. 뮤지컬 보다 영화를 먼저 접했어요.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극장에서만 무려 3번을 보았습니다.
볼 때 마다 이 곡 덕분에 시작부터 가슴이 콩닥콩닥거렸어요. 이후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초연된 첫 공연을 보았습니다. 정성화님이 장발장으로 나왔지요. 무대 셋트는 <오페라의 유령>에 비해 화려함이 떨어졌습니다만, 주옥 같은 넘버들이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어 불리는 울림은 잊을 수가 없네요.
25주년 기념 콘서트 영상 또한 봤습니다. 오리지널 배우들....... 대단하더군요. 영화와 확연한 차이점이 느껴졌어요. 뮤지컬 배우들의 풍부한 성량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비록 DVD 뿐인데 말이지요. <Look Down>을 들을 땐 여전히 뮤지컬과 극장 그리고 DVD로 느꼈던 그 감동이 되살아 납니다.
https://youtu.be/JRT2M2RRDTk (아래에서 바로 실행되지 않을 땐 옆에 URL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3. The Wizard of OZ
<Over the rainbow>의 힘은 참 큰 듯 해요. 언제 들어도 익숙한 이 넘버는 항상 감동을 줍니다. 굳이 <오즈의 마법사>가 아니더라도 이 넘버가 쓰이면 어떤 이야기라도 상관없이 파묻혀 메시지 효과를 몇 배로 받아요. Overture에서 짧게 그 멜로디가 들리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의 Impact를 갖고 있습니다.
<위키드 Wicked>는 보았지만, 이 작품은 보지 못했어요. 어렸을 때 잠시 보았던 게 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고전의 힘이 아닐까요?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도 빵만 훔쳤다는 걸 알지만, 너무나도 익숙해 마치 봤던 걸로 알았으니까요.
짧지만 거대한 울림을 주는 <Over the rainbow> 이후의 유쾌하고 경쾌한 곡의 흐름도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뮤지컬을 한다면 한 걸음에 달려가 보고 싶은 욕망이 들어요. 하지만, 어린이용이 더 많이 만들어지는 듯 하여 아쉽습니다. 묵직한 메시지들을 잘 부각 시킨 작품으로 컴백을 기대해보아요.
https://youtu.be/4kqc2y77zv8 (아래에서 바로 실행되지 않을 땐 옆에 URL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2. Man of La Mancha
서곡만 들어도 작품 하나를 통째로 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전곡을 편집하여 하나의 음악으로 만들었어요. 중간중간 끊어지는 흐름이 하나도 없습니다. <Man of La Manch>의 힘찬 <I, Don Quixote>와 <Impossible dream>, <Aldonza>와 같이 유명한 넘버들의 주요 멜로디가 잘 녹았습니다.
조키호테와 알선영 작품을 포함 지금까지 몇 번을 보았는데요. 극의 시작이 독특하더군요. 서곡을 연주하기 전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자리를 잡습니다. 곧 팡파르와 같은 서곡이 시작될 때 그 감격스러움이란..... 주옥 같은 넘버들이 많을 수록 서곡 역시 풍성한 느낌을 주는 듯 합니다.
서곡뿐만 아니고 인터 미션 이후 <Entr'acte> 역시 독특했습니다. 대개의 작품들은 서곡과 비슷한데 <Impossible dream>을 돈키호테가 다시 불러 이전 흐름을 다시 이어가요. 뮤지컬 볼 때 '아~ 다시 불러 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진짜 그렇게 시작하니 뒤통수에 전기가 쫘르륵~ 흘렀답니다.
https://youtu.be/BwTdDDS1a4Q (아래에서 바로 실행되지 않을 땐 옆에 URL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1. The Phantom of the Opera
작품 관람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서곡을 가졌다는 <오페라의 유령 (The Phatom of the Opera)>입니다. 스토리도 있어요. 현재에서 과거로 이동하면서 서곡이 연주되기에 Prologue 가 있답니다. 또한 Overture 와 No.1인 Hannibal이 함께 나오는데 <레 미제라블>처럼 짧지 않아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서곡에서 모든 곡을 들려 주지는 않습니다만, 메인 테마인 <The Phantom of the Opera>의 편곡된 Reprise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올려주지요. 몇 년 전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왔을 때 봤는데 '아~ 드디어 보는구나' 라며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쿵쾅쿵쾅거렸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의 <Entr'acte (2막의 전주곡)> 역시 좋아해요. 팬텀에게 집중되어 웅장한 긴장감을 주는 <Overture>보다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작품 전체를 포용하는 중요한 멜로디들로 구성되어 있어 듣기가 너무나 좋습니다. 이후 나오는 넘버 <Masquerade>로 넘어가는 흐름 역시 일품이죠. 곧 오리지널 배우들의 내한 공연도 있는 거 같더라구요^^ 벌써 기다려집니다.
https://youtu.be/Bom174H_LuA (많이 들어봤을 Overture 대신 Entr'acte로 ^^)
(아래에서 바로 실행되지 않을 땐 위에 URL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후기
사실 순위를 매긴다는 게 좀 웃기지만 문득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곡이 뭘까?' 싶었어요. 여러 작품의 곡들을 떠올리며 아직 많은 뮤지컬을 감상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서곡의 힘은 작품을 감상한 이후가 진짜라고 생각하거든요. 보지 못했다면 그저 서곡일 뿐이지만 실제 보고 난 후에는 서곡만 들어도 작품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어떤 서곡을 좋아하시나요????
포스팅 참고
1. 최은규님의 네이버 캐스트의 서곡(오케스트라 교실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