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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마담 Oct 17. 2019

메트오페라 2019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담은 리뷰] #5

1막 : 역시, 최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비록 실황영상이지만) 얼마만의 오페라 관람인지, 그것도 최애 작품 <라 트라비아타>, 극장에 들어서며 설렜다. 역시 메트 오페라다운 무대! 18세기 장식을 반영한 방으로, 안에는 침대와 가구 한 두 점으로 심플하지만 꽉차보인다. 파티가 열릴 땐 넉넉한 응접실(?) 역할을 하고, 비올레타의 마음을 보여주듯 1막부터 3막까지 분위기따라 색과 치장을 달리하여 다채롭다.


막이 오르자 또 하나의 투명한 막이 나오는데(타이틀 사진 참고), 상징적인 동백꽃 한 송이가 띄어 있다. 애잔한 전주곡이 울리며, 비올레타의 영혼이 알프레도를 두고 떠날 때 곡이 끝난다. 투명막까지 오르며, (과거로 돌아가) 비올레타가 주최하는 코르티잔의 화려한 파티가 시작된다. 유명한 ‘축배의 노래(Libiamo Ne’lieti calici 혹은 Brindisi)’가 성격을 드러낸다. (성악 클래스에서 이 곡을 중창으로 불렀는데, 선생님에게 많이 혼났다^^)


돌아가기 아쉬운 손님들의 요란한 합창 ‘새벽이 밝아오네(si ridesta in ciel i'aurora)’가 끝나면 애정하는 킬링파트가 온다. 홀로 남은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고백을 되뇌이며 ‘아 이상해라! 그이였던가(E strano!, Ah fors’e lui)’ 에 흔들리는 마음을 담는다. 곧 그런 자신을 비웃듯 코르티잔의 자유롭고 화려한 삶을 칭송하는데, 고음의 장식음으로 연신 꾸며 짜릿한 아리아 ‘언제까지나 자유롭게(Sempre libera)’로 1막을 내린다.





인터미션 :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들리고 보였다


그걸 디아나 담라우(비올레타, Sop. Diana Damrau)는 연기까지 뮤지컬스럽게 소화했다. 재작년(?) 그녀의 내한 공연에서 같은 아리아를 들었기에 익숙하고 또한 친근했다. (내한공연 때보다 훨씬 잘하는 듯^^) 하지만, 3막에선 연기가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병에 걸려 연신 기침을 해대다가, 갑작스레 맑은 소리에 고음이 쭉쭉 뻗으니 부자연스럽게 느꼈다.


2막 시작은 테너의 시원한 소리로 시작한다. 알프레도를 맡은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Ten. Juan Diego Flórez)는 유튜브에서 먼저 접했을 때 좀 먹는 소리로 들렸는데, 소리가 탄탄하고 짱짱하다. 사실 2막은 좀 지루해서 썩 좋아하지 않았다. 제르몽(퀸 켈시,Bar. Quinn Kelsey)과 비올레타의 기나긴 이중창이 어서 끝나길 바랬는데, 이번엔 그 서사에 빠진다.


오페라를 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1막은 작품을 감싸고 있는 껍질이 아닐까 싶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유명한 '축배의 노래'처럼. 하지만, 베르디는 <라 트라비아타>를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2막과 3막에 담은 거 같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지루하게 들렸던 2막의 이중창들이 새롭게 들렸다. 또한, 3막에서 비올레타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오케스트라가 먼저 암시하는 등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들리고 보였다. 



무대 연출을 엿볼 수 있는 사진



2막 : New Production


이번 작품은 모든 게 새롭지만 친근했다. 연출을 맡은 마이클 메이어(Michael Mayer)의 새로운 프로덕션 오페라를 보면서 뮤지컬스럽다고 여겼다. 역시 그는 브로드웨이 출신이었고, 토니상까지 받았었다. 무대 디자인과 의상을 맡은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마 메이어가 데리고 오지 않았을까?


막과 막 사이, 40년만에 새로운 음악 감독을 맡은 야니크 네제 세갱(Yannick Nézet-Séguin)의 다큐멘터리를 짧게 편집하여 보여 준다. 그와 오케스트라 그리고 디아나 담라우가 함께 연습하는 다큐도 흥미롭다. <나부코>와 <아이다>에서 강렬하게 봤던 메조 소프라노 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Anita Rachvelishvili)가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인터미션이다. 하나도 놓치기 싫어 모두 봤더니 화장실 갈 타이밍을 놓쳤다. 헐~^^ 예전엔 따로 5분 동안 따로 시간을 줬는데 이제 없다. 알아서 잘 다녀와야 할 듯. 상영 일정은 꽤 길어 8월 27일까지 한다니 오페라 고플 때 또 보러갈 듯! (결과적으로 또 가진 못했다)



비올레타 역을 맡은 디아나 담라우




[관람정보]

관람일 : 2019년 7월 9일 (상영일정 : 2019년 7월 9일 ~ 8월 27일)

장소 : 메가박스 코엑스

러닝타임 : 191분





https://youtu.be/DUqWMJPYQXU (혹시 영상이 나오지 않으면, URL 주소를 누르시면 됩니다)

(이번 작품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Diana Damrau의 Follie! Sempre Libera,  2019 Met Opera 중)




https://youtu.be/BbUnNbq2-dM (혹시 영상이 나오지 않으면, URL 주소를 누르시면 됩니다)

(꼭 전막 공연을 보고 싶은 소프라노 이명주씨가 부르는 E strano, Sempre Lib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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