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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짓다 Oct 24. 2021

엄마, 엄마는 엄마가 없어?

엄마~ 엄마는 왜 엄마가 없어?

엄마도 엄마가 낳았어?


그만큼 내 아이가 컸다는 표증의 질문이었다. 할아버지는 아빠의 아빠이고 외할아버지는 엄마의 아빠이고 할머니는 아빠의 엄마인데 엄마에게는 엄마가 없는 걸 이제 우리 서아 눈에도 물음표가 뜨기 시작한거다. 감사하게도 그 질문 내 가슴이 덜컥 내려앉지 않았다. 생각보다 담담히 밝은 어조로 대화가 오갔다.


응~ 엄마도 엄마가 낳았지. 근데 엄마가 멀리 있어서 못 만나.


왜~ 멀리 있어?


엄마 아빠랑 엄마 엄마가 서로 같이 안 살아서 그래


왜 같이 안 살아?


엄마랑 아빠랑 마음이 서로 달라서 그래


아_ 그래? 왜 달라?


뭐라 더 이야기 해줄 수 있을 까 _ 찰나의 공백 사이로 아이가 대단한 이유를 발견한 듯 말했다.


아~ *준이네 할머니처럼! 할아버지가 없는 것처럼! 그런거야?

( 할아버지가 아프셔 몇 해전 사별하셔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 아이의 친구네 이야기)


그렇게 이야기가.자연스레 마무리가 되고 한참 있다가 주방에서 식사를.준비하는 내 등에 대고 묻는다.


엄마! 엄마는 아빠 밖에 없어?


어~ 아빠 밖에 없지~ 엄마는 아빠를 제일 사랑하지~


아니아니 엄마는 아빠 밖에 없는 거야?


그럼~ 엄마 남편이니까 엄마가 제일 사랑하지~


아니아니 엄마는 엄마가 없고 아빠만 있어?

(아... 남편이.아닌 친정아빠를.말했구나)


응! 엄마는 아빠만 있어.


근데 왜 할아버지가 엄마 생일 잊버렸다고 자꾸 미안하다고 해?


생일날 저녁 친정아빠한테 전화드리며 「아빠 고마워 이쁘게 키워줘서~」 아이를 안고 했던 그 인사 끝에 할아버지가 「아코 미안하다 아빠가 생일 잊어버리고 있었네 미안하다 축하한다.」 친정아빠가 연신 미안하다 하신 말을 녀석 마음에는 제 엄마가 마음에 걸렸었나보다. 그렇게 아이는 크고 아이가 크는 사이 내 마음도 커가고 있었구나_ 어젯밤 일찍이 잠든 두 아이 덕에 남편과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와의 일을 전했더니 「그렇지 제 눈에도 다름이 보이는 만큼 큰거지_ 」 한다.


아이에게 담담히 말해줄 수 있는  날에 물어와준 게 고마웠다는 내 말에 말없이 끄덕이는 남편의 침묵은 봄바람처럼 적당한 온기에 만져짐이었다.

 

그렇게 아이를 키우며 해결된 종지부의 상채기는 아니지만 다부져지고 또 그렇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공감하고 만져가는 법을 배워간다.


 혼자서 키우는 엄마와 아빠들 혹은 부모가 없는 엄마와 아빠들 그리고 사회가 부모와 후견인이 되어줘야하는 아이들과 역으로 부모가 되지 못한 혹은 않은 또는 입양으로 만나지는 가족들.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


아이와 같이 공감하며 건강한 소통을 배워가며 커가는 구나_ 싶은 봄이다.


내가 더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야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 아이의 눈」 때문이다. 맑게 모든 것을 투과해볼 줄 아는 그 두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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