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戰)은 작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경기를 의미한다. 주로 스포츠에서 선수가 은퇴를 맞이하여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를 말한다. 은퇴의 이유는 고령이나 부상일 것이다. 자연히 다른 선수보다 열악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마지막 경기라는 동기부여는 선수를 한계까지 끌어 올린다. 그야말로 전쟁이 되는 거다.
고별전(展)은 내가 가져다 붙인 말이다. 죽음으로 작별하기 전 마지막 전시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 삶이라는 선수 생활에서 죽음이라는 은퇴를 기념하는 전시회다. 살아있을 때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은 물론, 인생의 한편을 보여주는 소장품을 배치한다. 좋아하던 장소에서 좋아하던 음악과 음식이 함께한다.
전시의 포인트는 죽음에 초연하는 것이다. 죽음은 슬프지 않다, 담백하게 끝인사를 하자. 그러나 한 발 뒤에서 보면 참 처연하다. 마지막까지 생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그 흔적들을 악착같이 꺼내놓는다. 전(展)이기를 바라지만 실상 전(戰)에 가깝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