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여년 전에 TED에 올라온 어떤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심리학자 Meg Jay의 강연이었다. 그녀는 본인의 내담자들이 사례를 들면서 30대가 왜 새로운 20대가 아닌지 강연을 하였다. 우연히 이 영상을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게 됐다. 30대를 보내고 있기에 당시에는 와닿지 않았던 내용들이 체감이 됐다.
그녀의 내담자는 그저 이상한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다니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어보였다. 그리고, 상담 내용의 경황상 그 남자와 결혼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다음번엔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조언을 그녀의 지도교수에게 받고 그저 가벼운 문제점이라 여기던 상담에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한다. 그녀의 요점은 20대에는 변화를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다. 30대에 그 모든 일을 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고 무의미한 경험을 피하고 '정체성 자본'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 중에 특별이 와닿았던 내용이 있었다.
데이트나 하며 보낸 내 20대는 의자 빼앗기 놀이 같았어.
모두 빙빙 돌면서 신나게 놀다가 서른이 가까이 되니 음악은 꺼져버리고,
나 빼고 모두의자에 안기 시작하는데 나만 혼자 서서 남아 있기 싫었어.
그래서 가끔 난 내 남편과 결혼한 것이
내가 서른일 때 가장 가까이 있던 의자였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20대는 성인이다.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 힘이 충분히 있고 또 그 힘을 내야하는. 그런데 여전히 10대의 사고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인생이 다소 복잡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풍부한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경험 속에서 판단력역시 길러지기 때문이다. 인생을 결정하는 큰 선택은 아마도 결혼 일 것이다. 이것은 결혼을 하는 것 뿐만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결혼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하다. 단지 그 사람이 내가 있는 곳에서 가까이 있는 의자라는 이유로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강연에 많은 공감이 갔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남는 강연이었다. 첫 번째로는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는 것. 우리는 물론 최선을 선택을 할 수 는 있다. 하지만 100프로 후회가 없는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왜냐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상대적이다. 두 번째는 때로는 실패나 좌절이 주는 교훈도 있다는 것이다. 잘 못 들어선 길도 길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때때로 실수나 실패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기도 한다. 그저 선택을 하고 또 그 다음 선택을 하며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
첨부 : Why 30 is not the new 20 | Meg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