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삶에 부족한 것을 굳이 찾아내자면 그녀의 삶이 조금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너무 완벽하기에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우여곡절 하나 없이, 딱히 힘들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방황하지도 않고 여기까지 온 그녀의 삶이 그녀는 자랑 스러웠다. 여기에 조금의 어드벤처가 더해진다면 그녀의 삶이 더 완벽한 완벽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는 흡사 지중해의 완벽한 보이는 환경에서 사는 이가 나는 추운 알래스카를 경험해 보고 싶다라는 것과 같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평범하게 살아왔다. 요즘에 평범하게 사는 것이 특별해지는 것보다 힘든 이상한 세상이기에 이는 완벽해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의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공립고등학교의 영어교사로 6년 차로 근무 중이었다. 그녀의 집은 소위 교사 집안 이었다. 아버지는 장학사였고,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장이였다. 그렇기에 학교생활도 신입들이 격는 일몰빵이라던지, 설움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오히러 네가 누구 선생님, 장학사님 딸이구나 하고 귀여움을 받았다. 그렇다고 그녀의 성격이 모나지도 않은 싹싹하게 누구나에게 사랑받는 성격이었기에 그녀가 꼭 부모 덕을 많이 본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동료들도 그녀가 좋은사람이라는데에 대체로 동의했다. 그녀의 배경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녀였기에 그녀를 알게 모르게 질투하기도 했으나, 그녀는 그런 질투를 어릴 때부터 받아오는데 익숙했다. 그리고 그녀 또한 좋은사람이기는 했으나, 자신을 영역을 침범해 오는 이들에게는 단호했다. 그렇기에 동료들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진 않았다. 후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사람을 다룰 줄 알았다. 후배들에게 잘해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좋은 선배가 될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꽤 오랜기간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의대를 갓 졸업한 레지던트 3년차였다. 그를 만난 건 우연히 갔던 병원에서 였다. 발목을 자주 접지르는 그녀는 정형외과를 찾았고 그때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다. 부끄러움을 많이타는 남자였지만 그녀에게는 예외였다. 그녀는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자신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그가 귀여웠다. 그렇게 보통의 연인들처럼 그들은 사랑에 빠졌고, 그가 레지던트를 마칠 때 즘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녀의 삶보다 더 완벽한 삶은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지루해 했다. 원래 고속도로만 달리면 잠이 오는 법이다. 커브길도 있고, 예상치못한 움푹패인 도로도 있어야지 잠이 깨는 법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꿀 용기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다면 잠시의 일탈이 필요할 뿐이었다. 곧 다가오는 여름방학이었다. 일정연수도 끝내고 신입 때 하던 자지구리한 연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일탈을 하기로 결심했다. 여행지도 또한 신중하게 선택 되어야지만 했다. 남들이 나가는 곳은 완벽한 그녀의 삶, 혹은 다른말로 평범한 그녀의 삶을 더 평범하게 만들어 버릴 뿐이었다. 남들이 잘 갈수 없는 곳이어야 했다. 하지만 위험해서도 않되었다. 매력적인 곳이어야 했지만, 여자혼자 가기에 거친 곳도 가고 싶지 않았다. 남들이 들으면 우와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그 때 한곳이 떠올랐다. 티비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아의 제주도라 불리는 곳을 소개하는 것을 보았다. 시칠리아 라는 곳이었다. 제주도의 14배 크기의 섬이었다. 그녀는 이탈리아에 몇번 가본 적이 있었기에 시칠리아가 그리 낯설지 않았다. 또한 개발도상국도 아니기에 안전을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그녀는 따뜻한 지중해 햇살을 받고 싶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딱 적당한 수준의 어드벤처를 즐길 수 있을 만한 곳이었다. 떠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비행기 티켓을 사고, 여행책자를 하나 챙기고, 일정을 짰다. 그녀는 여행 촌스럽게 하는 촌뜨기가 아니었다. 격식있는 레스토랑에서 입을 정장, 해변에서 입을 비키니 수영복, 각종 여름 패션 아이템을 챙겼다.
그렇게 그녀는 시칠리아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