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하였다. 하지만 그에게 삶은 그가 한 최선이라는 노력에 비해 모자란 보상이었다. 그에게는 성실한, 최선을 다하는 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 다녔다. 그는 마치 최선을 위해 태어나기 위한 사람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특별한거나 힘든 것으로 생각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는 원래 그런 사람 같았다.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매끼 챙겨먹는 것도 사치였다. 그가 살고 있고 싶은 세계에 비해 그의 주변은 한없이 좁기만 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일본의 시골에서 태어난 그가 이 곳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가기 위해서는 무단한 일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어릴 때는 떼도 써보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었다. 그는 집안 환경을 헤아리게되는 나이가 되자 그는 그것이 떼씀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다행은 그의 부모님은 교육열이 높은신 분이었다. 미국으로는 보내줄 수는 없지만, 도쿄로 전학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겨우 고등학교 때 도쿄로 갈 수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츠바라는 도쿄 옆의 베드타운 같은 곳이었다. 마을엔 대부분은 직장이 이었지만, 자신처럼 시골에서 온 이들도 학생들도 있었다.
또한 그는 알았다. 그가 그에게 주어진 세계에서 빠져나가 더 큰세계를 가기 위해서는 공부뿐이라는것을. 도쿄는 더 극명하게 그걸 증명해주었다.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과 어둠이 몰려오면 문신이 삐져나온 티와 청바지를 입은 이들, 도쿄의 멋진 아파트먼트에 사는 이들과 츠바까지 만원의 지하철을 타는 직장인들. 그는 생각했다. 자신은 도쿄대를 가야한다고. 마치 그것이 그의 구원인냥.
그때부터 매끼를 먹는게 사치인 인생이 시작되었던다. 그렇게 그는 밥먹을 시간도 아껴가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항상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팍팍한 도시살이는 그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만들었다. 그 는 최선을 다했다. 선생님도 그에게 도쿄대는 무리없이 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에게 인생은 그가 한 노력에 못미치는 보상이라고 했던가? 결과는 낙방이었다. 혹시나 해서 썼던 와세다 대학을 가기로 했다.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곳이었다. 좋은대학임에도 명백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섰다. 국립대학인 도쿄대의 학비의 두배인 사립대학이었다. 부모님께는 장학금을 받았다고 말하기로 했다. 분명 돈걱정을 하실 것이 분명했다. 걱정을 하는 사람은 그 혼자라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대학교때는 아르바이트를 해야했다. 주로 카페 알바를 했다. 시간날 때면 학교 도서관에서 책정리 하는 알바도 했다. 대학시절을 떠올려 보면 알바와 공부의 연속이었다.
전공은 영문과였다. 언어를 좋아하기도 했고, 영어를 배워놓으면 어떻게든 취직이 잘 될꺼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어서였다. 영문과에는 당연하게도 영어 잘하는 이들이 많았다. 사립대학의 부잣집 딸, 아들들이 특히 그랬다. 어렸을 때, 조기유학 혹은 부모님의 일때문에 외국에서 살다온 부류의 친구들이었다. 사실 와세대 대학 영문과의 절반 이상이 그러했다. 자신처럼 부모님의 쌈짓돈으로 츠바에서 살며 도쿄의 고등학교를 통학하면 살던 자신과는 다른 부류였다. 그들은 자신처럼 바둥바둥하지 않았다.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그리고 지갑에는 먹고, 놀고, 즐길 돈이 충분이 있었다.
성적에서 만큼은 앞서고 싶었다. 할수 있는게 노력뿐이니, 노력으로 이겨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세상이 그리 만만하던가? 틈만나면 알바해야지 겨우 생활비와 학비의 절반을 벌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부를 하기란 여간 싶지 않았다. 끼니가 사치인 인생은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나에게는 반전이란게 없는걸까? 왜 영화에서나오던 인생역전은 나에게 없는 것일까? 왜 나는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렇게 해도 중간밖에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에게 이로울께 없는 생각들이었지만 이생각은 대학내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졸업할때가 되어 그는 사립 고등학교에 영어선생님으로 일하기로 했다. 고만고만한 성적에, 내세울 것 없는 배경에 참으로 알맞는 선택이었다. 그의 야심찬 꿈은 직업 선택에 그리 도움이 되진 못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매달 월급으로 대출금을 값고, 학생들과 하하호호 하면서 적어도 끼니는 챙길 수 있었으니까. 그의 인생에서 제일 합리적인 선택이었고, 그 또한 제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의 안에서 꿈틀거리는 꿈을 누가 막으리오? 대출금을 다 갚아갈 때 쯤 그는 여권을 만들었다. 그 스스로라도 그의 인생의 노력에 한번쯤은 보상을 하고 싶었다. 행선지는 비현실적인 곳이었으면 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대해서 들은적이 있다. 아랍문화, 아프리카 문화, 그리스 문화, 로마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그 곳, 따뜻한 태양이 있는 그곳,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었다. 학교에서는 그가 여태 보여준 노력으로 유급휴가를 허락했다.
비행기 표를 검색했다. 제일 싼 티켓을 찾았다. 중국을 경우해가는 비행기였다. 그 비행사는 연착과 불친절로 악명 높았다. 하지만 그의 몸에 붙은 굳은살처럼 가성비를 따지는것을 버릴 수 없었다. 중국에서 하루 자고 이탈리아로 가서 이탈리아의 저가항공을 타는 일정으로 짰다. 출발한지 삼일이 지나야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그렇게 그는 시칠리아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