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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졸업하면 뭐해?

포닥 2년차

by special J

(다시 브런치를 시작해서 프로포절 직후에서 갑자기 박사졸업 2년차가 되었습니다. 중간의 이야기는차차 풀어볼게요.)




박사과정 때 많이 듣던 질문 중 하나다.


- 박사 졸업하면 뭐 되는 거냐?

- 교수되는 거냐?

- 뭐해서 먹고 사냐?


박사를 하고 나서 주위 사람들이 내 인생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지 처음 알았다. 다행히 가족들은 그리 내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진 않았고 어중간한게 아는 사람들이 꼭 물어본다.


하지만 박사 과정 때 솔직한 나의 심정은


- 저도 잘 몰라요. 저도 알고 싶은 걸요?


"졸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바쁘지 그 후를 디테일하게 계획할 겨를은 없다. 그리고 과정생이 박사 입학하는 법은 알아도 졸업 후는 모른다.


내가 전공한 과는 비교적 신생 학문이라 선배들의 케이스가 많지 않았고, 전통적인 학문이더라도, 회사, 연구소, 대학인 일반적 대답일 것이다.


그 때는 미래가 막연했고, 내가 "밥벌이"나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현재 졸업 2년차, 곧 3년차가 되는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대답은


- 다 알아서 (잘) 벌고 삽니다.


나는 졸업하자마다 (정말 감사하게도 내가 원하던) 포닥 자리에 가게 됬다. 그리고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도 생긴다. 연구제안서를 통해 연구책임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박사과정은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는 자격증 같은거라고 하던데, 마침내 독립적인 연구자로 인정받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기회들을 가질 때마다 박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적성에는 정말 딱!이라 만족도가 매우 높다.


워라벨에 대해서 가끔 물어보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워라벨은 낮다. 워라벨 챙기면 딱 주어진 일만하면 되는데, 추가로 논문쓰고, 강의하고 하려면 언제든지 일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대학원 다니면 앞으로 인생에서 워라벨은 포기해야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는거 같다.

(이렇게 쓰니 갓생사는 거 같은데, 많은 주말과 저녁에 쉬기도 합니다. 마음가짐이 그렇다는 것이고, 바쁠 시기에 포기한다는 말! 저 갓생, 미라클 모닝 너무 싫어하고 쉬는거 좋아해요!)


물론 정규직 연구원, 교수 자리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처럼 느껴진다. 이건 또 다른 애기는 다음에 또 풀어볼 기회가 있겠지.


여튼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연구 좋아하는 분들은 박사학위 받으면 만족도가 더 높아 질것이니, 하루빨리 졸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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