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구자이며 주로 필리핀 교육에 관한 연구들을 진행하였다.
나는 왜 필리핀에 대해 연구하는가?
사실 이 질문은 자주 받는 질문이다. 처음에는 이 질문이 낯설게 느껴졌다. 왜냐면 내가 필리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당연하게 운명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제가 필리핀에서 봉사활동하며 산적이 있어서요"
라고 적당히 말하곤 했다.
나조차 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왜 나는 필리핀에 대해서 연구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았다.
먼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하는 것이 힘들다. 내가 갑자기 연구를 아프리카 튀니지에 대해서 한다고 해보자. 맥략도 하나모르는 튀니지에 대해서 알기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 하더라고 first-hand experience 없이는 알지 못하는 정보들이 있다. 실제로 나는 석사논문으로 우간다 직업교육에 관한 내용을 했다. 이는 우간다 직업교육에 대한 자료가 인터넷에 많이 있었기 때문이며, 나는 우간다 직업교육에 대해 직접 아는 것이 없다. 또한 지도교수님이 우간다를 추천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간다 직업교육에 대해 석사논문까지 냈지면 나는 여전히 붕 떠 있는채료 우간다에 대해 알 뿐이다.
더 중요하는 이유는 내가 필리핀에 살면서 나도 Filipino mind를 가졌기 때문이다. 처음 1년은 불평을 많이했었던거 같다. 은행에서 최소 1시간 기다리기, 약속시간도 최소 30분이상..(심지어 결혼식도), 필리핀 사람들의 느긋함과 때때로 대책없는 긍정적 마인드가 참으로 불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모든 것이 익숙해졌다. 오히려 화내는 한국사람을 보면 "왜 저러나" 하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또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었다. 똑같은 노력을 하더라도 국가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다르다. 필리핀에서 내가 있던 섬에서 우수생이 마트의 캐쉬어가 되는 것이라면, 한국에서 적어도 대기업에 들어가서 엄청난 연봉을 받을 것이다.
이게 내가 필리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이유이다. 필리피노 마인드를 가지며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에 대해서 더 연구해보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