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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Mar 30. 2024

바다를 품은 해강정

경주를 대표하는 사찰 하면 불국사를 많이들 생각한다. 경주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한 곳이기 때문. 경주는 신라의 중심지였고 신라는 불교를 국가의 종교로 했던 만큼 경주에는 불교와 관련된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다. 문무대왕면에 있는 기림사도 그중 한 곳. 


문무대왕면 호암리 해강정


유명한 사찰들이 깊은 산속에 자리하듯 이곳 기림사도 마찬가지다. 시내버스가 다니기는 하지만 배차간격이 4시간. 그래서 한 번은 기림사 앞이 아닌, 그나마 자주 (1시간 간격이다) 다니는 정류장에서 기림사까지 걸어간 적이 있다. 약 4km. 1시간 30분을 걸어가면 된다. 워낙 많이 걸어 다녀서 그 정도 거리쯤이야, 하고 걸었지만 인도 하나 없는 차도를 걸어야 하는지라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렇게 기림사로 가는 길에 가게 된 곳이 바로 해강정. 

바다를 뜻하는 한자가 들어가 있어 바다가 보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바다가 아닌 산이 보인다.

그런데 이곳 내부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그래서 상상했던 게 이 연못을 바다로 상상하고 만든 곳이 아닐까.

 

작은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조선 말기, 정 3품의 고위직을 역임한 경주 출신 유학자 최세림을 기리고자 그의 아들이었던 최현수가 지었다고 한다. 이후 후손들이 관리해 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느껴서인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과거 겨울철에 왔을 땐 쪽문으로 해서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여름철에 갔을 땐 풀이 무성해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름의 해강정


기림사로 가는 길에 만나는 작은 마을이지만 해강정을 비롯해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와 열부이씨정려각 같은 마을의 이야기가 전하는 곳들이 남아 있어 기림사와 함께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지역 중 하나. 기림사는 들릴 때마다 마음이 참 편안해지는 곳이다. 배차 간격도 좀 더 늘었으면 좋겠는데.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에는 참 쉽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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