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춘분이 되면 경주에서는 특별한 제례가 열린다. 신라 왕실의 세 성씨인 박, 석, 김의 시조를 모시는 공간에서 춘향대제가 진행된다. 과거보다 간소화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전해 내려 오는 형식을 최대한 유지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올해는 제례의 모습을 보고 싶어 춘향대제가 열리던 숭덕전이 위치한 오릉을 2024년의 춘분, 3월 20일 찾았다.
하지만.. 11시 시작인 줄 착각했던 행사는 10시 시작이었고 오릉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제례가 모두 끝난 뒤였다.
숭덕전을 비롯한 숭신전과 숭혜전처럼 재실의 본래 목적을 이어나가는 곳들에 감사하다. 어떤 경제적인 이득이 아닌 오히려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것임에도 역사를 이어나간다는, 지켜나간다는 그 원칙 아래 전통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본래 목적이었던 제례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을 그나마 볼 수 있었던 것은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하얀 목련이 피어나는 이맘때 이렇게 숭덕전으로 통하는 문으로 목련이 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건.
같은 풍경을 보려면 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할 거다.
자본주의 시대
물질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
그렇기에 돈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 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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