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흩어진 재실을 다니다보면 개방되어 있는 곳보다 그렇지 않은 곳들이 더 많다.
심지어 개방되어 있는 곳도 출입을 했다가 퇴장 조치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무래도 옛날 건물이다보니 돈이 될 만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몰래 물건을 훔치러 오는 나쁜 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사진으로 어쩌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공간을 기록하는 목적일지라도 그어져 있는 선은 넘지 않는다는 것이 나만의 원칙이다. CCTV도 없고, 들어가려고 마음먹으면 들어갈수도 있겠지만 개방하지 않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엄연히 불법침입이고 도둑과 다름없는 것이니 아무리 목적이 의미있다고 한들 불법적인 방법을 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현곡면 남사리는 경주의 서북쪽 끝마을 중 한 곳인데 여기에는 남계정사라는 작은 재실이 한 곳 있다.
출입문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정진중
외인 출입금지
정중하게 출입은 사양하고 있지만
출입문에 이렇게 동그랗게 모양이 난 건 아마도
여기서 내부를 보는 것 까지는 허락한다, 는 작은 배려가 아닐까.
그래서 살짝, 이렇게 문틈으로 내부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남계정사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을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