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절반인 시점에서 경주여행은 어떤 이야기가 좋을까, 고민하다
시간과 섞으면 좋을 것 같았다. 마침 연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가 있는 달이니 낮 시간이 가장 긴 달이어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도 좋았다. 그렇게 유월은 경주에서 노을 보기 좋은 곳들을 하나씩 소개하고 다니기로 했다.
잘 알려진 장소는 아니지만 6월 경주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장소였다.
이곳만큼 하루의 해가 저무는 풍경을 낭만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을 나는 아직 경주에서 보진 못했다. (그리고 발견하지 못하길 바란다..!) 아마 창림사지를 처음 찾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찾는 사람은 없을 거다. 특히 이곳이 신라의 역사에서 첫 왕궁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임을 생각해 보면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월성이야 경주 시내 중심부에 있기에 경주여행을 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는 장소다. 시내에서 이만한 고도와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장소는 없기에 동선을 짧게 하고 싶다면 월성을 추천한다. 성곽 북쪽에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곳곳에 의자도 마련돼 있어서 저녁놀을 보기 좋다. 구름이 예쁜 날이라면 월성 해자에 비친 인상적인 반영도 볼 수 있을 것.
로우 앵글로 촬영한 사진 이긴 하지만, 이곳도 작은 언덕이라 지는 노을을 보기 좋은 장소다. 동해바다에 잠들어 있는 문무왕의 화장터로 전해지는 이곳은 각 면에 12지신상이 새겨져 있는데 전체가 다 있는 건 아니고 일부만 새겨져 있다.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
경주 시내에서 유일하게 평지에서 볼 수 있는 삼층석탑이다.
시가지는 모두 주거단지로 개편된 탓에 아마 과거에는 사찰들이 많이 있었겠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여기 미탄사지 삼층석탑이 유일하다. 구름 없는 날엔 쾌청한 느낌의 저녁노을을, 구름이 있는 날에는 노을빛을 받은 덕에 멋진 장관을 자랑하는 장소.
유월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곧 시작될 장마철 이전에 경주를 찾는다면 노을여행은 꼭 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