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기 위한 나에게
자소서를 쓰면서, 면접을 통해서, 심지어 얼마 전 그냥 본 OPIC에서도 '나 자신에 대한 소개'는 필수였다.
자소서 1번 항목을 채우기 위해 무겁게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렸고 하루 종일 생각만 한 적도 꽤나 많았다.
면접에서는 정말 자.기.소.개 (팀장님 said, 나는 어떠한 미사여구도 없는, 개그코드도 없는)만 했었다.
얼마 전의 OPIC에서는 자기 직전 찾아본 'OPIC 자기소개 템플릿'에 나오는 것들을 영혼 없이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자기소개를 마치고 나면 '아 이건 내가 아닌데..'라는 허탈한 생각으로 마침표를 찍곤 했다.
나는 매 순간 나를 알고 싶었다. 나를 소개하려면 나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를 알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논리적이지 않은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플래너에, 일기장에, 기도노트에, 그리고 싸이월드에-
나는 내가 어떤 마음인지, 왜 이렇게 말하는지, 왜 기분이 안 좋은지 등의 답을 늘 외부에서 찾았던 것 같다.
그러면 공감 능력과 위로 능력이 뛰어난 나의 지인들은 대부분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조언해주었다.
그리고 나면 뇌에 아주 얇게 고민이 해결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얇게 발려진다.
그리고 자기 전에 똑같은 질문에 빠진다. 내가 어떤 마음인지, 왜 이렇게 말하는지, 왜 기분이 안 좋은지..
그럴 때면 결국 깨닫는다. 나도 나를 알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어찌 알겠는가.
나를 알고 싶은 욕구의 내면에는 반추를 통해 매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기 위함인듯하다.
오늘은 어떻게 살았을까, 나는 곧 퇴근을 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