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오뉴 Nov 13. 2015

밤이 있어야만 꽃은 더 예쁘게 피어나는 법

영혼을 나누는 만남 그 후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의 양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매일 연락하는 사람  또는 매일 만나는 사람(회사동료)

종종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 연락은 하나 만나지 않는 사람

자주 보지 못하지만 가끔 만나는 사람, 연락도 안하고 만나지도 않는 사람 등-

내게 가장 깊은 사람들은 주로 '자주 보지 못하지만 가끔 만나는 사람'인 편이다.


딱히 이런 양상의 관계를 선호한다기 보다는 서로의 삶에 알맞은 타이밍에 자연스레 만나게 된달까.


언니와도 그러했다. 6년간 언니를 알아왔지만 언니가 공동체를 옮기고 나서는 1년에 한,두번- 그렇지만 만나면 늘 깊은 영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 서로의 지난 날을 조곤 조곤 나누며 우리의 힘이 빠져버린 상태로 만나게 되었다.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언니는 나에게 예쁜 카드를 선물해주었다. 

파인애플이 알록 달록한 예쁜 카드에 언니의 깊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그렇게 다짐했다. 


우리 안에 밝은 빛이 비추면 애쓰지 않아도 그 빛이 은은하게 퍼져나가게 될 것이니 우리 안의 빛을 키우자고- 이제 우리의 힘이 빠졌으니 그분을 의지하며 살아가자고.

자주 만나지 못해도 늘 마음으로 응원하고, 기도하며 만나서 깊은 나눔을 할 수 있는 관계가 있다. 늘 나의 자라남을 응원해주고 용납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나에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


언니의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밤이 있어야만 꽃은 더 예쁘게 피어나는 법이니, 이 밤도 고조곤히 그 분의 임재 안에 잠들기를

밤은 단순한 어두움이 아니라 만물이 자라나는 시간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나도 나를 알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알겠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