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하소연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 짧은 문장을 읽고 난 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가 멍해졌다. 눈물마저 핑 돌았다.
흐려진 시야로 방안의 나의 ‘소유’인 사소한 물건들이 보인다.
‘당연하게 나의 것이라 믿는 모든 것이 나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면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 그 순간, 내 삶은 은혜로 충만하며 감사한 일들로 가득 차 보이기 시작했다. 단 몇 초 만에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이 글귀를 나에게 보내주신 작가님께 한없이 감사했다.
깨달음을 얻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찰나의 순간 동안 내 삶은 이전의 것과는 다른 무엇이 되었다.
비 온 후 불어오는 맑은 밤바람과 그에 실려온 풀향기조차 나에게 주어진 선물일 테니 어찌 내 삶이 불행하겠는가? 알고 보니 모든 것에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불행할 이유가 없다.
10년 지기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가정환경은 꽤나 부유하다. 외동인 딸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셨단다. 부모님이 제시하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면 걸림돌 하나 없이 모든 것들을 제공해 주셨단다.
현재 그 친구는 부모님이 샤*백을 사주지 않음을 불평하고 고급 외제차를 사주지 않음을 불평한다. 본인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상황은 부모님이 나를 이렇게 키웠기 때문이라 불평한다. 나는 그 친구의 삶이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넘치게 받아온 것들이 그 친구에겐 너무도 당연한 ‘나의 것’이었나 보다.
누군가는 평생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선물을 받고 있음에도 그 누구보다 행복하지 않은 친구의 뒷모습이 사뭇 쓸쓸해 보인다.
언제나 그 친구의 건투를 빌며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란다. 다만 작은 바램은 그친구가 언젠간 꼭 깨닫길 바란다. 주말 아침 마시는 모닝커피, 무더위 끝에 불어오는 시원한 밤바람,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는 포근한 침대마저도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